성매매·가출 등 위기청소년 10명 중 6명 '조건만남 경험'… 모바일 채팅앱 등 탈선 경로
2017-05-01 12:00
여성가족부, '2016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 발표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성매매나 가출 등 위기청소년 10명 가운데 6명이 대가를 약속받고 불특정 남성과 만나거나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성인 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채팅앱이나 각종 채팅사이트가 청소년들의 주요 탈선 경로였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3~12월 벌인 '2016 성매매 실태조사'를 1일 결과를 발표했다.
여러 위기를 경험한 19세 미만 청소년 173명 중 절반 이상(57.8%)은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욕설, 폭행, 감금, 언어폭력 등의 학대를 당했다. 또 84.4%가량은 가출한 적이 있었는데 연령별로 13세 12.3%, 14세 24.7%, 15세 19.2%, 16세 이상 24.7% 등이었다.
조건만남을 하게 된 이유는 '갈 곳, 잘 곳이 없어서'(29%), 대가로는 대부분 '돈'(87.9%)을 받았다. 조건만남 과정에서는 '대가로 약속한 돈보다 적게 준 경우'(72.9%), '콘돔사용 거부'(62.9%), '임신·성병'(48.6%) 등 다수가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겪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이 알게 되는 게 꺼려지고, 정작 자신이 처벌받을까봐 두려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조건만남 근절 차원의 시급한 정책으로는 '조건만남 상대 남성의 강력한 처벌'(49.1%), '불법 랜덤채팅앱 수사 및 처벌강화' (12.7%), '스마트폰 앱 이용 나이 제한'(8.7%), '성매매 피해청소년 불처벌'(8.1%) 등이 제시됐다.
최소 10개 이상 밀집된 성매매 집결지 42곳에 대한 점검에서 종사여성 수는 모두 4402명으로 파악됐다. 최초 성매매를 경험한 나이는 20대(47.7%)가 가장 많았고, 5명 중 1명은 10대(21.8%)에 유입됐다. 1일 8~12시간(110명, 63.2%) 일하면서 부채(110명, 63.2%) 비율도 높았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아동·청소년은 성매매를 하더라도 법적 처벌되는 게 아니라 상담·법률·의료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성매매를 권유받거나 벗어나고 싶을 땐 반드시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