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장관 "블랙리스트, 민주주에 대한 분명한 범죄"

2017-04-28 18:09
28일 광역·기초문화재단 문화정책 토론회 기조발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문화정책 토론회'에서 기조발제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일부 사람들은 예전부터 해온 일인데 그게 왜 범죄냐고 하는데, 자기를 편드는 쪽에 자기 돈이 아니라 공정하게 집행해야 할 국민의 세금을 나눠 준 것이기 때문에 분명한 범죄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국민대 석좌교수)은 28일 서울 시민청에서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가 주최한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문화정책 토론회'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일부가 몰래 산발적으로 했는데 이번엔 아주 떳떳하게 공적인 조직과 권력을 이용했다"며 "이는 권력을 사유한 것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자금의 성과가 나도록 노력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기본은 충분히 신뢰하고 사람을 키우는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문화예술활동에 대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당연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차기 정부의 올바른 문화정책 방향을 △문화행정 권한의 분산 △시설이 아닌 사람에 대한 지원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 후 불간섭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처럼 중앙정부가 모든 정책을 결정하고 재원을 나누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며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적절한 권한·업무의 분담과 시설이 아닌 사람에 중점을 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3월 문체부 장관으로 취임했으나 청와대와의 갈등 끝에 이듬해 7월 면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