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명령 대왕' 트럼프 취임후 30건 발동…백악관 "역사적"

2017-04-26 00:40

'13개 의회검토법 서명'도 기록적…서명해 발효시킨 법안은 28개
멕시코 장벽건설까지 대표 공약 줄줄이 차질…지지율도 역대 최저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앞두고 그간의 업적을 정리한 자료를 공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룬 100일간의 역사적 업적'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13개 '의회검토법'(Congressional Review Act·CRA) 서명하고, 30개의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며, 28개의 의회 통과 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먼저 의회검토법은 1996년 도입 후 지난 21년간 단 한 차례만 성공적으로 활용됐을 정도로 거의 쓰이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 규제를 필두로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데 이 법을 활용했다.

이 법을 활용하면 직전 정부 임기 말에 도입된 연방 규정을 무력화할 수 있다.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과반의 표를 얻으면 통과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 안에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규제를 폐지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1호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을 비롯해 총 30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32대·1933∼1945년) 전 대통령이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30건에는 취임 100일인 오는 29일 전에 서명할 행정명령까지 포함된 것이다.

실제 전임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행정명령 서명 건수를 보면 버락 오바마 19건,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11건, 빌 클린턴 13건,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11건, 로널드 레이건 18건, 지미 카터 16건, 리처드 닉슨 15건, 린든 존슨 26건, 존 F. 케네디 23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20건, 해리 트루먼 25건, 프랭클린 D. 루스벨트 9건 등이었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민주당의 입법 방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주도의 미 의회와 협력해 28건의 법안에 서명했는데 이는 트루먼 전 대통령 이후 최고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입법 실적을 보면 오바마 11건, 아들 부시 7건, 클린턴 24건, 아버지 부시 18건, 레이건 9건, 카터 22건, 닉슨 9건, 존슨 10건, 케네디 26건, 아이젠하워 22건, 트루먼 55건 등이었다.

백악관의 이런 자랑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대선 공약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임기 초반부터 고전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수정 명령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고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트럼프케어'는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의 반대에 부딪혀 발목이 잡힌 상태다. 또 멕시코 국경 지대 장벽건설 계획 역시 민주당의 반대로 관련 예산을 2017 회계연도 5∼9월 임시예산안에 포함시키는 게 쉽지 않아 2018년 회계연도 예산안 반영 추진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역시 40∼42%에 머물러 취임 100일을 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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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