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베네수엘라 위기 심화할 듯…헌법질서 붕괴 우려"

2017-04-26 00:11

군·정보 당국, 내전 상황 조성 가능성에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위기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헌법질서가 흔들리는 위기가 초래될 수 있으며 군부와 민병대, 우파 야권연대 민주연합회의(MUD) 내 급진세력 간의 충돌로 내전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브라질 군과 정보 당국의 분석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한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 정부와 연방경찰은 베네수엘라인들이 위기 상황을 피해 대규모로 밀려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군·정보 당국은 경고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호라이마 주를 통해 브라질에 입국한 베네수엘라인은 3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에서는 4주째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과 약탈이 계속되면서 지금까지 최소한 2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차기 대선주자인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자유선거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베네수엘라 당국이 자유선거를 시행하지 않으면 메르코수르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알로이지우 누네스 브라질 외교장관도 베네수엘라가 민주적 질서와 삼권분립 유지라는 메르코수르 의정서의 정신을 이행하지 않으면 블록 퇴출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의 6개월 단위 순번 의장국은 현재 아르헨티나이며, 알파벳 순서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브라질이 순번 의장을 맡게 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순번 의장국을 맡는 동안 실제로 베네수엘라 퇴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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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