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이민 조치에 업계 여파 가시화..중동발 미국행 노선 감축
2017-04-20 14:54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 최대 항공사 아랍에미리트항공이 미국행 항공편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슬람권 출신의 입국자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조치를 실시하면서 업계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항공은 지난 3개월 동안 미국행 여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미국행 항공편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입국자 심사를 강화하고 중동발 미국행 여객기에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실시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지난 3월 테러 위험을 이유로 중동·북아프리카 이슬람권 8개국(요르단·이집트·터키·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모로코·카타르·아랍에미리트) 10개 공항의 미국 직항편에 휴대폰을 제외한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미국 항공사들은 아랍국 국영 항공사들이 정부로부터 불공정한 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트럼트 행정부에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해왔다. 다만 아직까지 트럼프 정부는 이 문제를 공적으로 거론한 적이 없고 중동 항공사들도 전자기기 반입금지를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라고 비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중동 항공사들의 순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랍에미리트항공의 팀 클라크 회장은 지난달 초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12개 미국행 노선에서 일시적으로 예약이 35%나 급감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사법부 제동 이후 예약률은 서서히 회복 추세였지만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올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관광뿐 아니라 사업상 여행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열리는 회의나 모임이 줄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