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휴대폰 제조사들, 中 경쟁사 시장 잠식에 정부 대책 촉구

2017-04-17 17:40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두둑한 주머니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자 인도 토종 기업들이 정부에 이들을 저지할 만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즈(FT)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나 인텍스와 같은 인도 토종 기업들은 자체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인도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샤오미, 레노보, 오포와 같은 중국 경쟁사들은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작년 4분기 시장 점유율을 1년 전 14%에서 46%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도 브랜드의 점유율은 54%에서 20%까지 주저앉았다.

중국 업체들은 인도 모바일 시장에서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해 저렴한 가격과 발리우드 유명스타가 출연하는 광고 등을 내세워 인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인도 기업들은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인도 2대 휴대폰 제조사인 인텍스의 나렌드라 반살 설립자는 FT에 “길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아야 하듯이 인도 정부는 인도 기업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 정부가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업체들의 인도산 휴대폰에 추가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 

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하여 인도 업계 관계자들이 정부 관리들과 최근 몇 주 사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토종 휴대폰 업체 카본모바일의 창립자 프라딥 자인은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업계는 손실을 볼 것이고 정부 역시 피해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출 기준 인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마리크로맥스의 슈바지트 센 마케팅 이사는 “중국의 휴대폰 생태계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과 인센티브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수입산 스마트폰과 부품에 높은 세금을 물림으로써 인도 업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입산 휴대폰에 대한 관세가 현지 업체들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의 네일 샤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인도 현지 공장에서 제작하는 비율이 75%까지 올라가 인도 브랜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수입 휴대폰에 대한 세금은 오히려 해외에서 조립해 들어오는 인도 업체들의 제품에 더 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