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FIT 위한 인프라 개선, 작은 부분부터 돌아보라

2017-05-22 00:01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저 많은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야 하다니."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한 필리핀관광객에게 다가가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 나서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엄두가 안난다."고 토로했다.

일단 옆에 있는 지인과 그들의 캐리어를 들어 출구까지 올려주며 그녀의 고충을 해결해 주었다.

고맙다는 그녀는 돌아서기 전 "무거운 짐을 들고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참 불편하네요. 한국은 원래 그런가요?"라고 묻던 그녀에 한동한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시청역에서 마주한 한 중국인 관광객은 "A 호텔을 찾아가려는데 어디로 나가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그녀를 데리고 표지판을 보며 설명을 해주려던 찰나,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역사 내에 마련된 안내 지도에 ​묵어야 할 호텔 위치가 표시돼 있지 않아 내국인인 기자 역시 한참을 서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유커가 64% 감소하고 앞으로도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우리 정부는 긴급 대책을 열고 △관광시장 다변화△국내관광 활성화△인프라 및 서비스 개선 등 크게 세 가지 대책을 갖고 관광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개별여행객을 위한 전략도 물론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어떤가.

대중교통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서울이었지만 위 두 여행자에게 이곳은 그저 낯설고 불편한 지역일 뿐이었다. 

정부가 발표한 대대적 대책에는 큰 그림만 그려져 있을 뿐 정작 관광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부분에서 편리함을 느끼고 여행지에 대해 만족도를 느끼는 지에 대해선 배려하지 않은 듯하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관광객의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