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중국계 상장사' 지정학적 위험도 발목

2017-04-13 16:07

아주경제 김정호 기자= 신뢰를 잃어 온 중국계 상장사가 지정학적 위험까지 겹쳐 연일 추락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계 상장사 15개 가운데 12곳 주가가 올해 들어 전날까지 동반 하락했다. 이 기간 웨이포트(30.27% 상승)와 차이나그레이트(3.35%) 단 2곳만 주가가 올랐다. 중국원양자원은 거래정지 상태다.

하락폭을 보면 골든센츄리가 23.40%로 가장 컸다. 이어 글로벌에스엠(-17.91%)과 씨케이에이치(-16.66%), 완리(-12.84%), GRT(-12.69%), 오가닉티코스메틱(-12.82%), 이스트아시아홀딩스(-10.38%), 크리스탈신소재(-10.37%), 엔스앤씨엔진그룹(-8.36%), 헝셩그룹(-7.94%), 차이나하오란(-3.43%), 로스웰(-1.35%) 순으로 주가가 많이 빠졌다.

주가가 내린 12곳이 속한 업종은 제각각이지만, 나란히 약세를 보였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계 상장사는 다양한 업종에 속해 있지만, 주가가 섹터화돼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나 한반도에 배치된 미 칼빈슨호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계 상장사가 양호한 실적을 내놓아도 그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탓에 제값을 못 받는다"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도 국내 투자자는 외면한다"고 전했다.

중국계 상장사가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자초했다. 중국고섬이 분식회계로, 중국원양자원은 불성실공시로 말썽을 일으켰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섬, 중국원양자원 사태로 신뢰를 잃었다"며 "최근에는 비교적 우량기업이 상장돼 신뢰회복을 꾀하고 있으나, 아직 불신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