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코앞 프랑스, 러시아 가짜뉴스 통한 선거 개입에 경고

2017-04-03 15:09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의 대선 후보[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프랑스 선거관리위원회가 러시아 관영 매체들의 가짜뉴스를 통한 선거 개입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선관위는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다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의 보도에 대해 "실제 여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프랑스법이 규정하는 여론조사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료를 여론조사라며 보도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3월 29일 러시아 관영매체인 스푸트니크 통신은 "2017 대선: 피용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프랑스어 기사에서 모스크바 소재 온라인 여론조사 업체인 브랜드 애널리틱스가 실시한 SNS 여론조사를 인용하여 피용 후보가 선두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 프랑스의 권위 있는 여론조사 기관들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중도파 후보가 26%로 1위,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가 25%로 2위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가족 허위 채용 스캔들에 휩싸인 피용 후보는 19%에 머무르면서 결선 투표 진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2월 중순에도 스푸트니크 통신은 비슷한 온라인 조사를 인용하면서 피용 후보가 선두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에도 피용은 프랑스 기관들의 조사에서 3위에 그쳤다.

프랑스 선관위의 이례적인 경고에 앞서 러시아가 프랑스 대선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월 마크롱 캠프 측은 러시아 매체들의 가짜뉴스가 대러 제재를 옹호하는 마크롱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용 후보는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에 따른 대러 제재가 사실상 효과가 없으며 냉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또한 피용 후보는 시리아에서 국제 연합군이 러시아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리처드 버 상원의원 역시 지난주 크렘린궁이 프랑스 대선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지난 2월에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명의의 성명으로 외부의 대선 개입에 대한 경계 강화를 지시했고, 프랑스의 대외안보국 역시 러시아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