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냉수 샤워 100번도 좋아”…그린 위 첫 눈물 ‘펑펑’
2017-04-03 14:08
유소연이 말한 ‘냉수 샤워’는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의 전통인 ‘포피 폰드’에 몸을 내던지는 우승 세리머니다.
유소연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슨(미국)과 연장 승부 끝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꾸준한 성적에도 2014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유소연은 “오랫동안 LPGA 투어 우승을 기다렸는데 기대하지 못했던 우승을 했다”고 기뻐했다.
우승 갈증을 푼 유소연은 연장전 우승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순간 감격적인 눈물을 쏟았다. 유소연은 “그린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감격한 뒤 “나에 대해 ‘잘하지만 우승을 못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유소연은 현장에서 우승을 지켜본 어머니와 여동생, 캐디와 함께 ‘포피 폰드’에 몸을 던진 것에 대해서도 “원래 찬물로 샤워하지 않지만, 이런 것이라면 100번이라도 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 우승 퍼트 상황의 긴장된 순간도 전했다. 유소연은 “손이 떨리고, 머리가 복잡해졌다”면서 “‘수천 번이나 연습한 퍼팅이니 넌 할 수 있어’라고 내 자신을 일깨웠다”고 털어놨다.
이날 유소연의 극적인 우승과 함께 주목을 받은 선수는 아쉽게 우승을 놓친 톰슨이었다. 톰슨은 단독 선두를 달리다 전날 4벌타 통보를 뒤늦게 전해 들으며 눈물의 준우승에 머물렀다.
유소연은 톰슨의 불운에 대해 “같은 선수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그 상황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한 타, 한 홀에 집중했다. 여기는 미국이기 때문에 톰슨을 응원한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많은 한국 관중들도 이곳에 나왔고, TV를 통해 한국에서 응원하는 팬들 덕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