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뱅' 케이뱅크 알짜 상품 선보여…"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에 영향"
2017-04-03 17:30
아주경제 노경조·윤주혜 기자 = '24시간 어디서나 혼뱅(혼자 은행업무를 하는 행위).'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K뱅크)가 3일 자정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금융업계의 빅뱅으로 자리매김할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중은행 이용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케이뱅크의 올해 목표는 여신액 4000억원, 수신액 5000억원이다. 시중은행 이용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포부도 크다. '은행·부담·고정관념' 이 세가지를 없앴다는 캐이뱅크는 앱을 통해 10분 이내에 가입이 가능하다. 현금 입·출금은 전국 GS25 편의점에 마련된 ATM을 이용하면 된다. 무려 1만1000여개의 공간이 마련된 셈이다.
주력 상품으로는 요구불 통장과 정기예금 통장을 결합한 형태의 '듀얼K입출금통장', 현금 대신 월정액 음악감상을 이자로 받는 '뮤직K정기예금', 최저 연 4.2%의 고정금리 신용대출인 '슬림K중금리대출' 등이 있다.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본부장은 "K뱅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 관심을 입증했다"며 "기존 은행의 상식들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새로운 형태의 은행을 제시하는 것이 사명이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고객이 은행에 더이상 찾아가지 않고, 은행이 찾아와 서비스하는 것이 상식적인 은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케이뱅크가 '혼뱅'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은행법 개정안 및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추후 자본금 확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은행법상 케이뱅크의 설립을 주도한 KT는 최대 4%까지만 의결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발한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자본금 마련은 물론 BIS 비율을 맞추기가 어려워진다"며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를 갖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증자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저축은행업계 "케이뱅크 중금리 대출 파급력 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강력한 도전자가 될수 있을지 전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여신영업에 있어 중저신용자와 중고신용자 가운데 어느쪽을 타깃으로 하느냐에 따라 경쟁상대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케이뱅크의 중금리 상품인 슬림K중금리대출은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금리가 낮다. 외부 CB 1~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의 금리는 최저 연 4.18%~연 8.98%(3일 기준)다.
현재 저축은행 중금리 상품 가운데 판매실적이 가장 높은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평균금리가 9.9% 수준이다. 1~3등급에 평균금리 8.19%, 4등급에 9.96%, 5등급에 11.81%, 6등급에 13.18%, 7등급에 13.4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 금리는 15~20% 구간에 포진해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중금리상품 고객에는 6~8등급의 중저신용자가 많다"며 "케이뱅크가 6~7등급의 중저신용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자릿수의 대출을 내보낸다면 저축은행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마케팅이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케이뱅크가 통신사나 GS25 등을 통한 제휴 이벤트나 연계 상품을 출시한다면 기존 금융권의 고객들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