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LG전자의 'G6'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 효과에 힘입어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통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불법 보조금(페이백) 역시 고개를 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G6가 출시된 지난달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건수는 46만1024건으로, 2월(42만2738건) 대비 3만8286명 늘어났다. 같은 달 25일에는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일평균 번호이동건수(2만3927건)를 기록했다.

통신사별 가입자 순증은 SK텔레콤이 1만8383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LG유플러스 1만2638명, KT 7265명 순이었다. 시장 활성화 척도로 활용되는 번호이동 수가 늘어나면서 그간 얼어붙어 있던 이통사들에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여기에 갤럭시S8 출시가 이달 21일로 예정되면서 이통시장에는 봄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스마트폰 공동구매 앱 모비톡에 따르면 갤럭시S8은 이미 예약판매가 7000명을 넘어섰으며, 공개 직후 주말 사이 1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통3사는 이미 역대 최대 규모의 갤럭시S8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에 들어간 상태다.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많은 900여개 매장에 갤럭시S8 체험존을 설치했으며, KT는 전국 S·ZONE 매장에서 갤럭시S8 사전 체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타사 가입자 8888명을 체험단으로 모집하는 이색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로 침체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갤럭시S8 출시로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면서 "이통사들 간 고객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열된 시장상황을 틈타 통신사를 바꾸는 고객에게 주는 '불법 보조금'의 징조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갤럭시S8 대기 고객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일부 단말기에 한해 불법 보조금을 대량으로 살포하는 것이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갤럭시S7은 10만원 미만에 거래됐고, G6는 실구매가가 19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통사들이 보조금 규모를 2배 이상 늘리고 있다는 제보들이 속속들이 올라오는 상태다.

이통3사의 번호이동 수가 지난달 25일 정점을 찍었던 것도 이 같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한 것에 기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에 달한다는 점에서다.

단속기관인 방통위는 이 같은 지적에 통신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실태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들의 임기만료로 행정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회의의 목소리도 높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의 임기가 속속 만료됨에 따라 전체회의도 당분간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점을 이용해 당분간은 불법보조금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