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법원에서 열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한다. 전직 대통령의 영장심사 출석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29일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예정대로 영장심사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이번 영장심사는 당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43·사법연수원 32기) 심리로 열린다.

1997년 영장심사 제도가 도입된 이래 전직 국가원수가 심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제도 도입 전인 1995년 서류 심사만 거쳐 수감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지 20여일 뒤 갑작스럽게 서거해 검찰 수사 자체가 중단됐다.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에 출석하기로 한 것은 법에 보장된 방어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초 법조계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에 부담을 느껴 법원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영장심사에 불출석할 경우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 및 각종 증거자료, 박 전 대통령 측의 의견서 등을 검토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직접 해명하는 게 구속을 피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출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이 앞서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나 검찰 및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해 불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선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심사에 나와 검찰과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검찰에선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를 담당한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이 동시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빠르면 31일 아침에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1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오전 10시 30분 시작해 7시간 30분가량 진행됐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다음 날 오전 5시 30분쯤 결정됐다. 

법조계 안팎에선 첫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 심사 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