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전격 베트남 방문…동남아시아 거점화 전략 시동

2017-03-29 10:16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포스트 중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을 처음 방문해 트란다이쾅 베트남 국가주석과 면담을 가졌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성장하는 아세안국가 공략을 위해 무관세 혜택을 받는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트란다이쾅 주석을 만나 향후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트란다이쾅 주석은 "외국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지원하겠다"며 "현대차도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10년 전부터 현지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베트남에서 자동차를 조립 ·생산하고 있다"며 "현지업체에 전문가를 파견해 기술훈련을 강화하는 등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답했다.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현지 업체 탄꽁, 남비엣, 도탄과 협력해 버스·트럭 등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도 현지업체인 타코와 협력해 모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말 베트남 판매사인 현대 탄꽁과 함께 베트남 북부 닌빈성에 그랜드 i10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제2 조립공장을 착공했다.

아울러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는 약 9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만대 생산규모의 상용차 조립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는 7월 완공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꽝남성에 있는 기존 공장까지 포함하면 버스와 트럭의 연간 생산능력이 총 3만대로 늘어난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27만대 규모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가 부족해 현대차는 상용차를 중심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눈이 동남아로 향하고 있는데, 현대차도 이에 발맞춰 베트남 투자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라며 "동남아는 여전히 자동차 수요가 적고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