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당선 그리스 금융위기보다 5배 위험"…UBS "당선 가능성 40%"
2017-03-29 11:18
대형 투자은행들 경고 목소리 높아져…유럽증시 20%까지 밀릴 수도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프랑스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의 당선이 지난 2010년 그리스의 금융위기보다 5배나 더 위험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반이민과 반EU를 주장하는 르펜의 당선은 유럽 경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CNBC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르펜 국민전선 '경제민족주의' 표방 변신…지지율 결집에 총력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극우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중도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과 선두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르펜과 마크롱은 각종 여론조사에 24~26%를 보이면서 1, 2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한편 마린 르펜 대표는 사회 핵심계층인 은행가, 기업가, 정부관계자들에게서 조언을 구하면서 유럽연합(EU)과 유로존이 프랑스의 주권을 침해한다고 보는 드골파 전통주의자들을 집중적인 공략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WSJ) 최근 지적한 바 있다.
◆ UBS "르펜 승리 가능성 40%"···JP 모건 "극우 승리땐 증시 자금이탈 불가피"
그러나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UBS는 르펜의 당선 가능성을 40%정도로 다소 높게 예상했다. 지난해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의 결과가 번번히 틀리면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프랑스가 EU에서 차지하는 체제적 중요성 탓에 르펜이 승리는 과거 그리스나 스페인, 이탈리아의 금융위기보다 보다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UBS는 특히 국채 스프레드의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스프레드가 최대 500bp까지 벌어질 수 있으며, 아는 지난 2010년 그리스 금융위기 당시 스프레드가 100bp 수준까지 확대된 것에 비해 5배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르펜 후보가 승리할 경우 유로-달러 환율이 0.9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 붕괴의 우려로 현재 1.09달러 수준인 유로가 달러 대비 약 10% 정도 떨어졀 것으로 보는 것이다. JP 모건 역시 르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내다보면서,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 증시가 20% 가까이 밀리고 기업들의 실적도 1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에마뉘엘 마크롱 중도신당 후보나 다른 후보에게 밀려 패배한다면 유럽 증시로 상당한 자금 유입이 있을 것으로 JP 모건은 내다봤다. 은행은 "르펜의 패배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지난해 초 이후 유럽 증시에서 빠져나간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 모두 감세와 공공 지출 축소, 유럽 통합, 자유 무역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당선은 유럽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