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포스트 호남 대첩’ 4대 관전 포인트
2017-03-28 19:54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수성이냐, 탈환이냐.”
‘포스트 호남’ 대첩의 막이 올랐다.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전의 첫 번째 승부를 마친 더불어민주당은 29일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충청권 순회 경선을 펼친다.
충청은 역대 대선마다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의 본선 티켓을 확보하는 사실상의 승부처다. 충청권 선거인단은 자동응답시스템(ARS) 13만7000여명과 권리당원 1만2000여명, 대의원 1400여명이다.
안 후보는 자신의 텃밭에서 ‘대망론’을 띄워 영남권(31일)과 수도권·강원·제주(다음 달 3일) 순회 경선에서 막판 뒤집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도 충청권에서 역전 방어선을 구축한 뒤 경기도가 포함된 마지막 경선에서 ‘반전 드라마’를 노릴 예정이다.
◆‘文 2연승이냐···安의 안방 사수냐’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문 후보의 ‘대세론’과 안 후보의 ‘충청 대망론’의 정면충돌이다. 문 후보가 충청 대첩에서 과반 득표로 대세론을 이어간다면,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 열차의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충청 권역의 표심 판세다. 보수색이 뚜렷한 충남은 안 후보의 우세 지역이다. 안 후보는 현직 충남도지사다. 다만 전통적 민주당 색채를 가진 충북은 물론, 대전과 세종 등에서도 문 후보 지지가 강할 것으로 캠프 측은 판단한다.
문 후보는 충청권 수성을 한 뒤 ‘영·호남 통합론’과 ‘수도권 대세론’ 등으로 영남권과 수도권 순회 경선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선 경선과 마찬가지로 전승이 목표인 셈이다. 문 후보 관계자는 “경선 기간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느슨한 내부 분위기’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에서 예상 밖 대승을 거둔 이후 민주당 안팎에선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란 말이 떠돌았다. 남은 순회 경선 지역에서 ‘언더독(underdog·경쟁에서 뒤처지는 주자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李, 방어선 구축 목표···10만 기권표 논란
안 후보의 ‘안방 사수’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안 후보 측은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며 전열 정비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는 충청과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문 후보와의 격차를 ‘10만표 이하’로 묶으면 마지막 수도권에서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현재 문 후보(14만2343표)와 안 후보(4만7215표)의 격차는 9만5128표다. 수도권·강원·제주 선거인단은 69만여명이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의 ‘적폐 청산’을 언급하며 “이분법적 진리관”이라며 “결국 상대방 뺨 때리기 게임을 못 벗어난다. 적폐 청산과 새로운 정치, 저 안희정이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패권주의 논란을 고리로 차별화를 시도,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의 최대 관건은 역전을 위한 ‘방어선 지지대’ 구축이다. 현 성남시장인 이 후보는 마지막 순회 경선까지 열세가 불가피하다. 충청권과 영남권에서 ‘의미 있는 2등’ 내지 ‘초박빙 3위’를 하지 못할 경우 ‘이재명 바람’의 수도권 북상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가 호남에서 대세론을 형성했다”면서도 “대세론이라는 것은 한 번 깨지면 복원이 어렵다. 특히 조기 대선인 만큼, 대세론과 복원의 상관관계는 더욱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변수는 경선의 공정성 시비다.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ARS 투표 중 10만여표가 기권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나자, 이 후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한 선거 관리 여부는 경선 전체 흥행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사안에 따라 경선 시너지효과를 반감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재두 국민의당 대변인은 즉각 “민주당 경선에서 대세는 무효표”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근본적으로 당을 불신해서는 안 된다”며 “팀플레이로 승부해야 한다”고 자제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