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흡연문화는?

2017-03-23 17:11
친밀감 표현과 동시에 지위·부 상징하기도

 

중국의 대표적 애연가 덩샤오핑 [사진=웨이보]

 
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 중국 흡연 문화는 한국과 확연히 다르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가족끼리도 편하게 한 공간에서 담배를 핀다. 중국인들은 담배를 나눠 피는 것을 친근감의 표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담배를 같이 즐긴다.

나이든 상사와 신입직원 간에도 맞담배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금연문화가 확산돼 가는 추세 속에서도 중국인들은 여전히 흡연에 대해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중국 옛말에 ‘담배와 술은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없다’(烟酒不分家)는 말이 있는데, 이는 흡연과 음주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인들은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담배를 일종의 ‘윤활유’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담배를 나눠 피움으로써 일종의 공유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중국에서는 식사자리나 회의석상에서 상사 또는 연장자가 담배를 꺼내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멀리 있는 사람에게는 심지어 던져주기도 한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무시가 아니라 중국인 특유의 친밀감의 표시로 해석된다.

또한 고가의 담배는 피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지위나 부를 과시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담배가 신분, 권력, 명예 등을 가늠하는 척도로 이용되는 것이다.

체면을 매우 중시하는 중국인의 특성상 비싼 담배를 권할수록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중국 지도자 중 대표적인 애연가로 꼽히는 덩샤오핑(鄧小平)은 ‘흡연의 10가지 장점론’을 통해 “흡연은 사교에 도움을 되며, 사교적인 사람일수록 담배를 즐겨 피운다”고 말했다.

회의석상이나 식사자리에서 담배를 피우고자 할 때는 상대방에게 먼저 권하는 게 예의다.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면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이용해 상대방의 손등을 가볍게 두 차례 정도 두들겨 주는 것이 감사의 표시로 통한다.

비흡연자의 경우, 중국 측 상대가 담배를 권했을 때 완곡한 태도와 말투로 비흡연자임을 밝히는 것도 좋다.

그러나 방금 피웠다고 하면서 상대가 주는 담배를 받아 윗옷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도 상대방의 체면을 살려주는 에티켓이다.

톈자옌(天價烟·하늘처럼 높은 가격의 담배)으로 볼리는 고급 담배들은 뇌물 등 로비에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