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窓] 인도를 변화시키는 '모디노믹스'
2017-03-21 10:02
[글로벌 에디터 이수완] 21세기 경제성장 주역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수 년간 인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제조업 육성과 친(親)기업 경제개혁 드라이브로 인구 13억의 ‘거대한 코끼리’ 인도 경제 발전이 속도를 내면서 세계 경제의 ‘슈퍼 파워’로 도약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최근 자신의 개혁 정책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겨지던 인구 2억명의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의회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둬 2년 뒤 총리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로써 인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그의 강력한 개혁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역사와 문화는 물론 모든 면에서 인도는 이웃 중국과 너무나도 다른 나라이다. 특히 강력한 공권력과 하나의 목소리를 가진 중국과 달리 개인적 성향이 강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거침없이 분출되는 인도에서는 중앙정부가 힘을 발휘하기 어렵고 급속한 변화와 전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일사불란한 경제발전 드라이브에 힘 입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되었지만, 인도의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과 구조 개혁이 차츰 효과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모디 총리는 2104년 5월 취임 이후 소위 ‘모디노믹스’라는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를 ‘달리는 사자’로 변화시키기 위해 민족주의를 앞세우며 각종 ‘개혁의 칼’도 휘둘렀다.
여전히 인도 정부의 경제통계에 대한 신뢰성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지만 ‘모디노믹스’로 인해 인도의 경제성장은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인도 경제는 2년 연속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도 국가통계청은 지난해 3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며, 올해 3월 말 마무리되는 2016~2017 회계연도 인도의 GDP 증가율을 7.1%(연율)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7%다.
10년 전 인도의 경제규모는 세계 15위였지만 지금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6위이다. 인구도 중국과의 격차가 7000만명 정도로 수년 안에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는 중국에 비해 젊은 인구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모디 총리의 일방적 신자유적인 정책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종종 깜짝쇼처럼 시행되는 그의 정책에 대한 부작용과 혼란도 커지고 있다.
모디노믹스가 성공을 거두려면 그의 개혁정책에 대한 반발이 우선 극복되어야 한다. 취임 초 모디 총리가 약속한 노동법과 토지수용법 개정안 등 핵심 개혁은 노동자와 농민의 거센 반발로 인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좌초되고 말았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계획경제를 도입한 인도는 1991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유시장경제로 돌아섰지만 세제가 통일되지 않아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상품, 서비스를 팔았을 때 내야 하는 판매세는 품목과 주(州)마다 달랐다. 기업들은 주를 넘나들 때마다 이중, 삼중의 세금 부담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지난해 8월 인도 상원은 각기 다른 29개주의 부가가치세 제도를 단일한 상품·서비스세(GST)로 통합해 간소화하는 세제개혁안을 통과시켰다. 개혁안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된다. 인도 기업은 물론 인도에 진출한 외국계 회사도 GST 도입을 크게 반기고 있다.
모디 정부는 '검은돈' 근절을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차명 자산을 정조준하는 등 부패 척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 현금의 86%를 차지하는 500루피와 100루피 사용을 중단시키고 신권으로 교체하는 ‘깜짝’ 조치도 발표했다. 탈세를 위해 현금을 사용하는 부패 사업가들을 잡기 위한 이번 화폐개혁 조치는 가용현금 부족 등 일시적 부작용이 있었지만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우리는 모디노믹스 추진과 '개혁'으로 달라지는 인도를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