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넣자" 묻지마 사업목적 추가 종목 주의보

2017-03-09 17:01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일부 상장기업들이 기존 사업과 무관한 업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장품 제조기업 A사는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16개 사업을 신규 추가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 회사가 신규로 추가한 주요 사업은 화장품 제조업과는 다소 거리가 먼 건강보조식품의 제조·판매업, 화약류의 판매·보관·수출입업, 패션의류·패션잡화 제조·판매·보관·수출입업, 스포츠 마케팅·스포츠 매니지먼트업, 부동산 시행·매매·관리·임대·개발사업, 종합관광·휴양지 개발·운영사업, 커피매장 운영·커피매장 프랜차이즈업 등이다. 회사는 “신규사업 진출 및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소재 전문업체인 B사는 본업과 관계가 먼 방송·영화·음반 제작 및 배급, 엔터테인먼트·외식 관련 프랜차이즈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또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기업인 C사는 음식료품 관련 개발 및 조리·판매, 통신장비 관련 개발 및 제조·판매·임대, 자동차 배터리 관련 장비 개발 및 제조·판매·임대 등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 두 기업들도 신규사업 진출 및 사업다각화가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존사업과 무관한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업목적만 추가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히 유망 사업이나 신사업 진출이라는 장밋빛 전망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극히 일부지만 신규 사업 진출을 불공정거래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언론을 통해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해 부당이득을 취한 회사 대표를 적발하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영업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회사라면 굳이 무리하면서까지 신규사업에 나설 필요가 없다”면서 “신규사업을 추진할 경우 자본과 인력이 새로 투입돼야 하고 성공에 대한 리스크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