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자친구 "감히 예상할 수 없는 과분한 사랑…카멜레온 같은 그룹 될게요"
2017-03-10 00:00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이들의 성공을 예상했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포화된 국내 아이돌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일 터. 특히 대형 기획사 소속 걸그룹이 아니라면 여러 면에서도 성공에 불리한 것은 다분한 사실이다. 그러나 걸그룹 여자친구는 이 모든 걸 보기 좋게 깨트리며 그야말로 ‘성공한’ 걸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5년 1월 ‘유리구슬’로 데뷔와 함께 흥행에 성공하며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까지 4연타석 홈런을 날린 여자친구가 네 번째 미니앨범으로 8개월만에 돌아왔다. 그간 ‘파워 청순’이라는 수식어로 사랑받았던 이들이 새로운 변화로 컴백했다.
데뷔 후 가장 긴 공백기를 지나고 컴백한 여자친구를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자친구를 보고 있자니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흘렀나 싶다. 데뷔하던 당시 이들을 처음 봤을 때는 앳된 모습에 긴장감을 지울 수 없는 표정이 역력했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데뷔 3년차가 된 여자친구는 이제 제법 여유있는 모습으로 취재진들을 맞았다. 물론, 겸손함은 그대로였다.
올해로 여자친구는 엄지와 신비가 스무살이 되면서 멤버들 모두 미성년자를 벗었다. 그리고 거기에 걸맞는 콘셉트로 변신을 꾀했다. 마냥 귀여운 소녀였다면 이젠 여성미가 물씬 느껴졌다.
사실 여자친구가 지금의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한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과거 폭우가 쏟아지는 무대에서 춤을 추던 이들이 수차례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넘어지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난 영상으로 많은 누리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명 ‘꽈당’ 동영상이다.
실제로 ‘꽈당’ 동영상의 주인공이었던 멤버 유주는 앞선 시간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다가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 일이 있고난 후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에 흘린 눈물이었다고 고백했다.
물론, 그 영상 하나만으로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건 아니다. 거대 기획사의 그늘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했어야만 했다. 그런 험난한 환경 속에서 여자친구라는 꽃이 피어난 것이다.
이들의 인기를 입증하듯 여자친구의 이번 앨범 ‘디 어웨이크닝’은 발매 전 선주문만 10만장을 돌파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타이틀곡 ‘핑거팁’ 역시 공개 직후 실시간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대세 걸그룹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10만장 선주문 소식을 들은 여자친구는 “마냥 신기하기만 해요. 앨범을 사주시는 팬 분들이 생겼다는 게 너무 기뻐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여자친구는 ‘오늘부터 우리는’과 ‘시간을 달려서’로 더블 1억 스트리밍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믿고 듣는 그룹’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예다.
“감히 예상할 수 없는 과분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소식을 들었을 땐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나더라고요. 1억 번을 들어주신다는 게 정말 대단한 일이잖아요. 기준도 엄격한 걸로 알고 있는데...이렇게 우리 노래를 많이 들어주시고 그만큼 사랑해주신다는 게 우리가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엄지)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등 여자친구의 지난 음원을 살펴보면 소녀미가 느껴지는 음악들이다. 여자친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청순함으로 이어지는 것일수도 있다. 그만큼 이런 장르에서는 여자친구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여자친구는 이런 청순함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도전이 담긴 음악을 들고 나왔다. ‘핑거팁’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유리구슬’ 앨범 활동이 끝나고 ‘핑거팁’을 처음 들었어요. 우연히 연습실에서 연습하다가 듣게 됐는데 지금과는 가사가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웃음) 청순한 음악만 듣다가 시크한 노래를 접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웃음)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이 역시 여자친구의 느낌이 녹아 있다고 생각해요. 여자친구 음악의 또 다른 연장선상이면서도 색다른 모습이죠.” (소원)
그러나 여자친구도 안심할 수는 없다. 비슷한 걸그룹들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또 경쟁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발표하며 경쟁은 불가피하다. 아이돌 시장이 그런 것 아니겠나. 특히 이번 여자친구의 컴백은 타이밍상 가장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 많은 경쟁자들이 컴백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트와이스가 먼저 컴백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쟁쟁한 팬덤을 거느린 그룹들이 대거 컴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의 목표가 성적이나 결과보다도 ‘여자친구가 이런 콘셉트도 하는구나’ ‘얘들 잘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가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런 이야기만 들어도 이번 활동은 보람될거라 생각합니다. 칭찬을 목표로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예요.” (소원)
여자친구는 많은 아이돌 그룹이 꾸던 꿈을 약 2년이라는 시간 안에 다 이뤄낸 편이다. 음악방송 총 29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으며 앞서 언급했던 더블 1억 스트리밍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음 스텝을 향한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할 때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와 꿈을 향해 여자친구는 또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갈 것이다.
“저희가 이번 앨범을 통해 색다른 콘셉트로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여전히 보여드릴게 많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제 시작이라 생각해요. 올해는 다양한 음악으로 대중 분들에게 여자친구의 색깔의 범위를 넓혀서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해요. 소녀들의 다양한 모습을요.(웃음)” (엄지)
“이번 활동이 가장 오랜 기간 준비한 앨범이에요. 팬 분들이 많이 기다려주셨는데 신곡 가사 중에 ‘준비는 이미 끝났어’라는 가사가 있거든요? 정말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기 저희 기대해주시고 걱정해주셨는데 저희 믿고 활동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여자친구, 카멜레온 처럼 어떤 색을 입혀놔도 찰떡같이 잘 소화하는 그룹이 될게요.”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