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산다족(族)' 주거트렌드] 문정·상암동 오피스텔 밀집지 가보니…(동영상)

2017-03-05 09:06
1인가구 위한 반찬가게와 도시락, 샌드위치 전문점 등 위치…집앞까지 배달도
'풀퍼니시드 오피스텔'은 기본…20~30대 위주 입주민끼리 교류도 증가 추세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 단지 모습. 1층 상가에 편의점과 도시락 전문점, 반찬가게, 샌드위치 체인점 등이 입점해 있다. [사진=김종호 기자]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오피스텔의 95% 정도가 혼자 사는 가구에요. 대충 해놓고 살 것 같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사는 사람들이죠.”(서울 송파구 문정동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1일 찾은 지하철 8호선 문정역과 장지역 사이에 위치한 오피스텔 밀집지. 일반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반찬가게와 도시락 전문점, 샌드위치 체인점 등이 눈에 들어왔다. 소규모의 편의점과 빨래방도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

'송파 아이파크 오피스텔' 인근 B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오피스텔 거주자 대부분이 혼자 살다보니 주변 상가들도 모두 1인가구를 타겟으로 삼고 있다"며 "도시락과 반찬 등은 물론, 1인분의 식사도 집 앞까지 기본으로 배달해준다"고 말했다.
 

문정역 주변의 한 GS25 편의점에서는 김밥과 도시락, 샌드위치 등 진열대가 다른 지역 편의점보다 1.5배 정도 배치 공간이 넓었다. 1인가구가 많다보니 간편식과 생수, 휴지 등 수요가 많아 항상 120% 정도 재고를 넉넉하게 잡는다는 것이 해당 편의점 직원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오피스텔 단지마다 동물병원을 끼고 있는 점도 특이했다. '송파 한화 오벨리스크' 인근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인가구 가운데 30~40%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운다. 혼자 있기 외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지역 공원과 거리 등에서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주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가전제품은 물론, 붙박이장 등이 제공되는 '풀퍼니시드 오피스텔'이 1인가구에게 인기라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사진=김종호 기자]


단지 외부와 마찬가지로 내부 역시 1인가구에 최적화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 2차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1~43㎡의 소형 오피스텔임에도 세탁기부터 TV와 냉장고, 에어컨, 싱크대 등이 '다운사이징' 형태로 배치돼 있다.

단지 주변 D공인중개업소 직원은 "가전제품은 물론, 붙박이장 등이 제공되는 '풀퍼니시드 오피스텔'이 1인가구에게 인기"라며 "세입자가 따로 가전이나, 가구를 구입해 들어올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절감과 생활편의 차원에서 선호도가 높다. 최근 지어지는 오피스텔 대부분이 이런 형태"라고 설명했다.

1인가구 위주인 오피스텔이지만,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은 일반 아파트와 다를 게 없었다. 개인 건강관리를 위한 헬스장은 기본으로 사우나와 골프연습장은 물론, 독서실과 GX룸 등을 갖춘 오피스텔이 대부분이다.

1인가구 '동지애(?)'를 느끼는 입주민끼리의 교류도 점차 증가 추세다. 20~30대 위주 입주민이 함께 밥을 먹거나, 주말 동안 삼삼오오 모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근무지가 비슷한 입주민이 서로 카풀을 통해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 1차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박모(32)씨는 "마음이 맞는 입주민끼리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들어 생활 정보 등을 공유한다"며 "가끔 밥이나 술을 함께하거나, 자전거 등 취미 생활을 같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오피스텔 단지 모습. 20~30대 위주 입주민끼리의 교류도 점차 증가 추세다. [사진=김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