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정부가 남해안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거제, 고흥 등 8개 시·군을 하나로 묶은 통합 브랜드를 마련한다. 또 방문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내륙·해안·해양 3종류의 횡단형 관광 루트를 개발하고,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에 설치미술이 결합된 전망대를 조성한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열린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남해안 광역관광 활성화를 통한 발전거점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최근 남해안 일대가 인구감소, 고령화, 조선을 비롯한 기존 주력사업 침체 등으로 지역경제 활력이 저하된 가운데, 해안권을 중심으로 한 관광진흥이 경제 활성화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전남 고흥군,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경남 남해군, 하동군, 통영시, 거제시 등 남해안 8개 시·군 지역에 시범 적용하고, 하나의 관광 목적지로 통합 브랜딩 해 국제적 관광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해안 통합·연계형 지역발전 촉진 △남해안 해안 경관자원 활용도 제고 △문화·역사·음식 등 관광 콘텐츠 창출 △숙박·도시관광 등 관광 인프라 확충 △남해안 접근성 확대 및 지역 내 이동편의 제고 등 5가지 전략을 세워 관광 발전거점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국토부는 관광객의 장기 체류를 통한 소비 촉진을 유도키 위해 해안·해양 관광 자원을 활용한 횡단형 관광루트를 개발하기로 했다. 내륙 관광자원을 둘러볼 수 있는 '내륙루트', 쪽빛너울길을 중심으로 한 '해안루트', 선박 운항과 기항지 콘텐츠 등을 연계한 '해양루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통합 브랜드 마련을 위해 8개 시군의 합동 TF를 구성하고, 국내·외 홍보 강화, 외국 여행업계 대상 팸투어 등을 추진한다.

국토부는 노르웨이, 스위스 사례처럼 이색적인 건축물 조성을 통한 '오션뷰 명소화' 사업을 실시한다. 주요 경관 포인트에 유명 건축가, 미술가 참여의 건축·조경·설치미술을 결합한 전망대, 포켓 공원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경관이 수려한 해안도로 구간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안관광도로'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해안관광 촉진을 위해 거제에서 고흥까지 주요 항과 섬들을 연결하는 '연안 크루즈 사업' 활성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연안과 테마섬들을 연계해 하루 동안 체험할 수 있는 '원 데이 크루즈 시범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상권역 내 대표 자원인 섬진강과 문화역사민속자원 등을 활용한 즐길거리 발굴에도 나선다. 관광객이 다수 방문하는 지리산 둘레길과 연계해 섬진강 뱃길 복원 등 강변 물길루트(220㎞)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추진 중인 '섬진강 뱃길복원 사업' 등과 연계한 도보길 및 자전거길(220㎞) 조성에도 나선다.

장기 체류형 관광 유도를 위해 경관이 우수한 해안권 지역에 숙박휴양시설 등을 허용하는 해양관광진흥지구 지정도 추진한다. 또 도서지역 폐교나 폐조선소 부지 등의 유휴시설을 관광 인프라로 전환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폐교의 경우 문화시설, 캠핑장 등이 들어설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남해안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전라선 고속철도 증편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철도공사는 철도, 시티투어, 숙박·렌터카 등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출시해 남해안 내에서의 관광 편의를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남해안 발전거점 조성방안의 내용을 토대로 오는 9월까지 기본구상 수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정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남해안 발전거점 조성 시범사업은 남해안 일대가 국제적인 관광거점으로 도약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인구감소, 저성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지역에도 새로운 지역계획 수립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