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흥행카드 될까" 바른정당, '후보자 띄우기' 고심
2017-02-06 17: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본격 대선 정국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주자 2명을 앞세운 바른정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야권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새로운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탓이다.
창당 과정에서 예상보다 새누리당 탈당세가 적어 컨벤션 효과가 크지 않았고.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여권의 대선 경선 흥행 카드도 놓쳤다. 묘수를 짜낼 타이밍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 카드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6일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대선주자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그는 "새누리당과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해당행위'라고 표현했다. 이어 추가로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바른정당도, 우리 두 후보도 왜 지지율이 안 뜨는지 생각해보자"면서, "바른정당의 정치적 포지셔닝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유 의원은 이날 "입장 변화가 없다"고만 응수할 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공약에 관해서만 발언한 그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남 지사의 어깨를 토닥인 후, 웃으며 회의장을 먼저 퇴장했다.
이 주장은 보수 진영의 세를 모아 대선 승리를 위한 기반을 다지자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유 의원이 이 때 언급한 인사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다. 만약 단일화에 성공해 중도 보수층의 표까지 흡수하게 되면, 문 후보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분당한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을 '낡은 보수'라고 규정해왔다. 그런 당의 후보로 나선 주자들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자칫 창당 취지를 무색케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단일화 결과 역시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남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약 후보 단일화를 해서 다른(새누리당 후보로) 결정이 나면 우리 다 (그 후보) 선거운동을 해야 된다는 얘기냐, 이건 아주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는 주로 야권에서 이뤄져 왔으며, 선거 직전에서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당시 김종필 후보 간 'DJP연합'이 그랬고,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당시 후보의 단일화도 집권을 이뤄낸 결정타였다. 그러나 2012년에는 안철수 당시 후보의 양보로 문재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지만 승기는 박근혜 대통령이 가져갔다. 단일화 효과가 언제나 통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한편 바른정당 지도부는 남 지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8일 현직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간 연석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하며 당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