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OLED TV 시장, '형님' LG전자 이끌고 '동생' LG디스플레이 밀어주고

2017-02-06 17:03

LG전자의 ' 시그니처 OLED TV W'. [사진=LG전자 제공]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LG전자가 견인하고 있는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 TV(OLED TV) 시장이 LG디스플레이의 활약으로 더욱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덕분에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올해 OLED TV가 한발 앞서 나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은 삼성전자의 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QLED TV)와 LG전자의 OLED TV가 양분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 도시바 등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을 적용한 신제품을 속속 내놓는다. 올 초 LG디스플레이와 OLED TV 패널 공급 계약을 맺은 소니는 올해 3분기부터 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우선 OLED TV를 연간 10만대 수준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도 지난달 LG디스플레이와 OLED TV 패널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이 물량을 오는 3월 새롭게 출시되는 OLED TV 시리즈 ‘레그자(Regza) X910’에 적용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2개의 OLED TV 모델을 시장에 공개한 뒤 점진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부터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을 채택하고 있는 파나소닉도 자사 OLED TV 신제품 ‘TX-65EZ1000’을 출시한다. 이밖에도 중국, 유럽 등의 유명 TV업체들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을 적용한 제품을 올해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세계 TV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을 속속 채택하는 것은 제품의 완성도와 안정성, 생산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LG전자가 점유율 95%로 독점하다시피 한 세계 OLED TV 시장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LG전자의 독점체제로 인해 세계 OLED TV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최근 LG디스플레이가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OLED TV 시장의 성장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QLED TV와 OLED TV의 주도권 싸움에서 LG전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로 소비자들도 OLED TV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소비자 전문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추천한 ‘슈퍼볼 시청에 좋은 TV 목록’ 톱 5 명단의 1∼3위를 LG전자의 OLED TV가 휩쓸었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4위에 한 개 제품의 이름을 올렸다. 미국 스포츠 최대의 축제인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시즌은 현지의 TV 판매 성수기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처럼 LG전자가 ‘끌고’, LG디스플레이가 ‘밀어주는’ 세계 OLED TV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IHS는 올해 세계 OLED TV 시장 규모가 140만대를 넘어서고, 2020년에는 520만대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OLED TV 패널의 시장 규모(판매액 기준)도 지난해 9억2000만달러(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22년에는 52억달러(6조1600억원)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전체 TV 매출액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소 15%로 높일 것”이라며 “소니 등 많은 업체가 OLED TV 시장에 올해 진출을 앞두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OLED 등 신기술 투자와 설비투자에 5조원대가 투입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거래처를 다양화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