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바이오시밀러 美·유럽시장 파상공세

2017-01-31 19:00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 진출
당뇨병약 '루수두나' 시판허가 획득
셀트리온, '램시마'로 美 공략
유럽 오리지널약 시장 40%나 잠식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출시 예정

셀트리온 '램시마' [사진=셀트리온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 잇따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내놓으며 바이오치료제 시장 선점에 나섰다. 반면 경쟁사인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무기로 미국 패권을 노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유럽에서 당뇨병용 바이오시밀러인 '루수두나'의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루수두나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한 '란투스'의 복제약이다.

이로써 삼성 이름을 단 바이오시밀러 3개 유럽에 진출하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를 유럽에서 판매 중이다.

베네팔리는 미국 바이오업체 암젠의 '엔브렐'을 복제한 제품이다. 국내에선 '브렌시스'로 팔리고 있다. 플릭사비는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제약 계열사인 얀센이 개발한 '레미케이드' 복제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렌플렉시스'라는 이름으로 허가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송도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보다 제품 허가가 빨리 나오고, 실적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지난해 1월 유럽 허가를 받고 2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베네팔리의 경우 작년 한해에만 1억60만 달러(약 1170억원)어치가 팔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출시 제품의 적응증(효능·효과)를 확대해 처방 환자를 늘릴 계획이다. 회사와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나선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학술대회 등에 참가해 제품을 알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램시마'다. 램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제품이다. 2015년 유럽 진출 후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시장의 40%를 잠식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4월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11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램시마' 미국 출시 행사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현지 파트너는 미국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한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완화해주는 요소다.

FDA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내놓은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지침)도 호재다. 이 지침은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의학적 효과를 입증한 바이오시밀러를 '대체조제'할 수 있게 했다. 오리지널을 사용했던 환자가 바이오시밀러로 투여약을 바꾸는 '교체(스위칭)'도 허용했다. 이뿐 아니라 약사도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중에 골라서 환자에게 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의사만 이같은 대체조제가 가능했다. FDA는 60일간 이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3월에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출시 제품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 상반기 FDA에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승인 신청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