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벽에 멕시코 뿔났다..미국 제품 불매에 농축산품 수입 다변화 방침까지
2017-01-31 11:34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멕시코 내에서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서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멕시코 정부는 농ㆍ축산품 수입 다변화로 미국에 맞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산 제품에 20% 수입 관세를 부과해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멕시코는 미국산 농ㆍ축산품 수입을 줄이고 수입원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현지 매체 엘 에코노미스타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미국과 고위급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서 SNS를 중심으로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멕시코에는 미국 주요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있다. 월마트는 멕시코에만 2,379개 지점을 운영 중에 있고 스타벅스와 맥도널드 매장 역시 각각 500개가 넘는다. 1인당 코카콜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도 멕시코다.
그러나 지난주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멕시코의 SNS에서는 “AdiosStarbucks(잘가라스타벅스)” “AdiosWalmart” “AdiosMcDonalds” “AdiosCocacola”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미국산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멕시코 토종 레스토랑 체인인 뽀요 펠리스(Pollo Feliz)는 페이스북 계정에 트럼프와 KFC의 콜로넬 샌더스와 맥도날드의 로널드 맥도널드가 장벽 너머를 기웃거리는 사진과 함께 “이 장벽으로 인한 피해자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멕시코 최대 부호 카를로스 슬림은 27일(현지시간) 국민통합을 역설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멕시코 기업을 지지하고 멕시코산 제품을 구입할 것을 촉구했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가시화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 기업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CEO는 29일 성명을 통해 지난 30년간 멕시코산 커피를 공급받아왔으며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의 커피 생산 마을에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기부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제시한 무역 제재와 이민 제한, 세금 부과 등이 미칠 영향과 관련해 멕시코 소비자, 파트너사, 가족들을 위해 지원할 준비가 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