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개편…대출상품 다변화
2017-01-16 16:00
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현재 개인신용등급이 10등급으로 돼 있지만 앞으로 점수제로 바뀐다. 올해 중금리 대출을 상호금융권으로 확대하고 공급목표인 1조원이 소진되면 추가적으로 1조원을 공급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민·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12대 과제를 발표했다.
먼저 신용조회회사(CB)의 평가기준을 세부내용까지 공개할 수 있는 공시기준을 마련한다. 대출금리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등 차주의 리스크를 세분화해 평가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성실 상환하더라도 제2금융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신용등급 상승·하락 요인뿐 아니라 변동폭 공개가 불충분해서 본인의 등급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금융회사의 CB등급 의존을 완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기존 CB등급제에서 스코어제로의 전환도 검토한다. 기존 신용등급이 1등급, 2등급을 분류됐다면 앞으로는 1000점 만점에 700점처럼 점수가 매겨진다.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신용등급 6등급만 하더라도 350만 명 정도가 해당된다"면서 "같은 등급 내에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데 세부적인 부분이 반영되지 않고 대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점수화해서 다양한 상품과 대출구조가 가능토록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에는 대부업 개선방안도 발표된다. 금융소비자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해당 금융상품의 판매금지 등을 명령할 수 있다. 대부업자의 연대보증도 줄인다. 제3자의 피해 가능성을 경감하고 대출계약, 광고 등 주요 대부업자 영업관행도 손질한다.
또 은행과 저축은행에서만 취급했던 사잇돌 대출이 상호금융권으로 확대 적용된다. 신용등급 4~7등급을 대상으로 하며 금리는 10%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잇돌 대출의 총 공급목표인 1조원이 올해 안에 소진될 경우 1조원을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워크아웃, 개인회생 등 채무조정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사잇돌 상품도 나온다. 채무조정 졸업자들은 정책서민자금을 이용할 수 없을 경우 20% 이상이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2조원 규모의 사잇돌 대출과 별도로 1500억원 규모를 공급해 이들 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을 대폭 줄여줄 방침이다.
아울러 햇살론·새희망홀씨 등 정책서민자금을 지난해보다 1조3000억원 가량 증가한 7조원을 공급한다. 정책서민자금 지원기준도 완화한다.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미소금융의 대상 기준을 기존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에서 6등급 이하로 확대한다. 신용등급 6등급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도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의 연소득 요건도 각각 500만원씩 상향해 대상자를 확대한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의 생계자금 지원한도도 각각 2000만원,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와 더불어 올해 2분기 청년·대학생의 햇살론 생계자금 지원 한도가 기존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확대된다. 거주지 임차보증금 대출을 신설해 금리 4.5% 이내에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준다.
최준우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대학생 3명 중에 1명은 여러 형태로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높은 교육비 등으로 인해 학자금 대출, 고금리 제2금융권 대출 등을 이용하면서 20대부터 다중채무와 고금리 채무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채무자들에 대한 빚 독촉에도 제동이 걸린다. 채무자가 무리한 채권추심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출채권 매각 과정에 대한 관리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은행권에서 실시 중인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을 주요 저축은행으로 확대 시행한다. 신용대출 119프로그램을 통해 대출만기 전 상환방식 변경, 이자유예, 상환기간 연장 등 지원방안을 안내해 연체발생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연체가 됐더라도 채무자의 상환능력에 따라 채무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채무조정 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또 신복위 프리워크아웃 이후 과도한 이자를 부담하지 않도록 이자율 상한을 설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