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불안감 높아져도 동남아 증시는 건재

2017-01-09 12:50

지난 12월 29일(현지시간) 필리핀 증권거래소의 한스 시캇 사장과 여러 트레이더들이 2016년 마지막 증시 개장을 앞두고 성찬식에 참여한 모습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점차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도 동남아 증시는 건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름버그 통신은 9일 보도를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 차례 타격을 받았던 동남아 신흥국 증시가 최근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필리핀의 벤치마크 주가지수는 12월 23일 이후 10%나 급등했고 인도네시아 주가지수 역시 6.4% 뛰었다. 태국 증시는 2015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말레이시아 주가지수는 2개월래 최고까지 올랐다.

MSCI 동남아 주가지수는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가 잦아든 12월 23일부터 6% 반등하면서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신호가 나오는 가운데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직격탄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로 동남아 증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한다. 동남아 증시는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고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CIMB-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윈 프롬팻 CIO는 블룸버그에 “중국과 미국 행정부 간 갈등은 오히려 동남아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투자하던 해외 투자자들이 무역장벽을 피해 동남아로 선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동남아 경제의 강한 경제 성장률과 기업 순익 증가율도 동남아 증시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스탠다드 차터드의 클리브 맥도넬 신흥시장 전략가는 특히 2억58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의 증시에 기대감을 나타났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속에서 보다 방어적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GDP에서 수출 기여도가 비교적 낮고 내수 비중이 높은 것이 최근 상황에서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인도 역시 이와 비슷한 경제 환경을 가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