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얼마나 낮추나?

2017-01-08 17:26

한국은행[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이미 한은은 성장률의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황으로, 이를 얼마나 낮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은은 작년 10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의 국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하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지난 10월 발표했던 전망치 2.8%에 미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대내외 위험 요인으로 올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로 0.4%포인트나 내려잡았다. 정부가 2%대 성장 전망을 내놓은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계속되던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 역시 정부와 비슷한 2.6% 내외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는 다른 국내외 연구기관들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와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2.2%, 2.1%로 예상했다. 작년 9월 2.6%를 전망했던 현대경제연구원도 3개월만에 수치를 0.3%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2.3%로 낮춰잡았다. 작년 10월 2.5% 전망치를 내놓았던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한은이 이번 수정 경제전망에서 전망치를 소폭 낮출 경우 향후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둘러쌓인 모습이다. 국내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태라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등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순실 사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우려도 소비심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준으로 7년 8개월 만에 가장 낮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KDI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도 부진해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한은은 같은날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현재 연 1.25%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나오는 데다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속도와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