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등 7인 국회의원 방중 사드외교, 왕이 면담일정
2017-01-04 15:30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은 4일 오전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오후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에 이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급)까지 연쇄적으로 면담하며, 저녁에는 쿵쉬안유 부장조리 초청으로 만찬도 함께 한다.
왕이 외교부장이 방중 한국 야당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환대 차원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그동안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등 한국 정부 인사들의 면담 요청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아왔던 것과는 대비된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가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인 중국은, 차후 한국 정치지형 변동에 따라 민주당이 집권당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반도 사드 배치 불가 이유를 설명하려는 목적으로 왕이 부장까지 면담에 나서도록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중 의원단은 5~6일에는 중국 국제관계연구소 좌담회 참석을 포함해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 등을 만나는 등 중국 고위층과의 면담이 연이어 잡혀있다.
이번 방중에는 민주당의 송영길 의원을 포함해 박찬대, 신동근, 유동수, 유은혜, 박정, 정재호 의원이 참여한다. 박정, 신동근 의원은 지난 8월 사드 문제를 들고 방중한 민주당 초선의원 그룹에도 포함됐던 인사들이다.
베이징 안팎에서는 최근 중국이 한국 연예인 상대 금한령에 이어 한국행 전세기 불허 등 한반도 사드 배치를 이유로 각종 제재조치를 하는 상황에서 한국 야당 의원들이 중국을 찾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방중 의원들은 중국 고위층과의 회동에서 사드 배치, 중국의 각종 제재조치 등과 관련된 한국 내 분위기를 전달할 방침이다. 의원들은 이번 방중에서 사드 반대에 대한 중국 입장을 충분히 듣고, 중국이 최근 진행 중인 각종 사드 관련 제재조치의 중단을 요청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중국 여행객의 한국 방문 제한, 한국행 전세기 허가 불허, 한국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인허가 지연, 한류 스타 출연 금지 등 사드 관련 한한령(限韓令)을 중국이 가시적인 수준까지 풀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서 기자들에게 "한·중 관계는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고 사드 문제를 가지고 경제 및 문화 교류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양국 국민 간에 우호적인 감정이 형성될 수 있도록 이런 제한 조치를 풀어야 한다고 왕이 부장에게 강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