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이 연기된 금융위의 '해외 IR'
2017-01-03 16:54
뉴욕 외 다른 지역 물색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해 청와대의 '깜짝 개각'으로 무산된 금융위원회의 '한국 경제 설명회(IR)'가 기약 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달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IR을 개최할 예정으로, 사실상 업무 영역이 겹치는 부분에 있어 금융위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유일호 부총리는 이달 중 뉴욕을 방문해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우리 경제의 상황을 설명하고, 투자 유치에 나선다. 이 같은 행보가 처음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11월 금융위가 추진했던 IR 행사와 성격이 같아, 금융위는 다른 후보지를 탐색하기로 했다.
당시 금융위에서는 정은보 부위원장이 앞장서 국내 구조조정과 금융개혁 사례를 소개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할 계획이었다. 뉴욕 현지에서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과 다수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예정됐던 일이다.
그러나 행사일보다 사흘 앞선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부총리로 내정되는 등의 갑작스런 인사 소식이 전해졌고, 정 부위원장은 출국길에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이후 결과적으로 무효화된 개각으로 금융위가 수 개월 간 준비한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금융위가 해외에서 IR을 추진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재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개최 지역 변경 등 행사를 기획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란 입장이다.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행사 취지와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뉴욕으로 향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기재부와 금융시장을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금융위의 역할이 일부 겹치면서 발생하는 고충이기도 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새로운 기획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부총리가 다녀온 곳에 또 가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상반기 중에 계획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