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생산 대만 폭스콘 "중국 안 떠나, 인력은 로봇으로 대체"

2017-01-03 10:22
대만계 폭스콘 공장자동화 3단계 전략 공개
최근 중국 광저우 LDC 공장 조성 선언, "중국 안 떠 난다"

[사진=홍하이(폭스콘)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애플의 하청업체이자 최근 미국 공장 이전설에 휩싸인 대만의 폭스콘이 중국에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을 하나씩 보냈다. 나쁜 소식은 산업용 로봇 도입을 통한 공장 자동화에 속도를 올리겠다고 밝힌 것이고 좋은 소식은 중국 내 LCD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을 선언, 중국을 떠나지 않을 뜻을 보인 것이다. 

중국 환구망(環球網)은 최근 폭스콘이 산업용 로봇 도입을 통한 중국 등 공장 자동화 계획을 공개했다고 2일 보도했다. 폭스콘은 최근 자체개발한 '폭스봇'을 통해 공장 자동화 3단계 공정을 추진하고 대부분의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중국 내 고용인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중국에는 부정적이다. 지난해 기준 폭스콘 고용인원은 총 120만명이며 이중 100만명 이상이 중국에서 근무한다.

폭스콘 공장 자동화는 3단계로 추진된다. 우선 사람이 하기에 힘들거나 위험한 업무를 로봇이 소화한다. 이후 투입된 로봇 숫자를 줄여 자동화 효율성을 높인다. 마지막 3단계로 전체 공정에 필요한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이미 폭스콘은 중국 청두, 선전, 정저우 등 생산공장에 4만여대의 폭스콘을 배치해 가동 중이다. 지난해에도 오는 2020년까지 공장 자동화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중국 내 제조 공장의 미국 이전 우려가 커진 가운데 폭스콘이 중국에 대한 애정을 보인 것은 좋은 소식이었다. 지난해 12월 30일 폭스콘은 일본 샤프와의 합작사인 사카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중국 광저우에 LCD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을 선언했다.

총 610억 위안을 투자하며 10.5세대 LCD 디스플레이 생산에 집중한다. 오는 2019년 가동하며 연간 920억 위안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폭스콘은 지난해 3월 샤프를 35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폭스콘이 중국 시장에 공장 건설을 결정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애플의 아이폰 등 생산 공장의 미국 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과 공장에는 감세혜택을, 중국 생산 제품에는 45%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공장 이전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행보를 통해 폭스콘이 공장 이전의 뜻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실제로 궈타이밍(郭台銘) 대만 훙하이그룹(폭스콘 모회사) 회장은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에서 "광저우 공장 건설 협상에서 계약 체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0일로 중국 본토 실물경제가 양호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고르게 갖춰 제조 환경이 우수하다"면서 "폭스콘은 중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콘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 하청업체들도 미국으로의 '이전'에 부정적이다. 미국 애플 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에 아이폰용 터치 스크린을 제공하는 란쓰과기 등 중국 하청업체가 "폭스콘이 생산 거점을 옮기더라도 생산기지를 이전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이폰 수요에 따라 달라지는 생산기간, 인건비 등을 미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