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2017년,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출발

2017-01-03 14:28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원장]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없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1997년 경제위기 당시와 비교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 왔던 중후장대형 산업의 수출을 통한 성장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력산업의 전반적인 가동률이 저하되고 대기업의 수출이 감소하는 등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용시장의 문제는 더욱더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2개월 연속 10만명 이상이 감소하고 있어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그 끝을 알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지나친 위기상황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미·중간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되면 통상 및 환율문제 등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들이 돌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국내 정치상황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실정이다. 탄핵정국으로 시작된 정치일정은 모든 경제현안을 삼켜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서민들의 삶의 수준이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성장패러다임의 전환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능력이 우수한 신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저성장시대의 성장패러다임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개발연대에 익숙한 성장전략은 그 효용가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유연성과 혁신능력을 겸비한 스마트한 중소·중견기업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은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제하에 좀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의 좋은 기억은 떨쳐내고 저성장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디지털 환경 정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스마트한 중소·중견기업 육성전략을 시급히 마련·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전략이 여러 차례 위기극복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결합한다면, 중소·중견기업의 재도약은 물론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 예를 들어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가계부채 문제, 청년 일자리 및 고령화 문제 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출발점은 2017년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