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광욱 J&J운용 대표 "가치주보다 성장주 봐라"

2017-01-02 10:58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일 아주경제와 만나 "성장주에 대한 고평가가 해소돼 성장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기업 이익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시장 주도주가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새해는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주목하세요."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2일 아주경제와 만나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 테마로 성장주를 꼽았다. 가치주가 2016년을 이끌었다면, 새해는 저평가돼 온 성장주가 가격적인 매력을 바탕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 주도주로 제시되는 성장주는 단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주다.

최광욱 대표는 "성장주에 대한 고평가가 해소된 만큼 올해는 성장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전체 상장기업 이익이 2016년보다 썩 좋아질 것 같지는 않지만, 성장주가 주도주로 나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새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한 후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우리 증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출시장에서 경쟁국인 중국이나 일본 통화 대비 원화가 강세인 점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지출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국내 수출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는 했다. 하지만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에 비해서는 원화가 고평가돼 수출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 집계를 보면 원화는 2016년 11월 엔화 대비 실질실효환율이 136.70을 기록했다. 같은해 4월 이후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그 나라 화폐 가치가 고평가됐음을,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최광욱 대표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27%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이라며 "내수 역시 구조적으로 힘들어 올해 기업 이익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해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오르지는 않더라도, 2016년보다 박스권이 상향될 여지가 있다"며 "예상지수 범위는 1950~2150선"이라고 덧붙였다.

J&J자산운용은 올해도 삼성전자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최광욱 대표는 "2017년에도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며 "최고가 경신 행진은 올해 상반기까지 유효하다"고 전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이익 증가폭이 스마트폰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남은 상황에서, 사업부문별로 재평가할 때 다른 글로벌 IT 기업보다 시가총액이 저평가 돼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가 기준으로 4%에 달하는 주주환원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중금리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주가 면에서 하방경직성이 있다는 얘기다.

최광욱 대표는 "코스피는 상반기까지 삼성전자 덕에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쪽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개별 IT 기업도 여전히 유망한 섹터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부진했던 성장주를 올해는 다시 봐야 하는 이유다.

최광욱 대표는 "그간 미래 산업구조를 바꿔갈 산업군이 성장주라는 이름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한미약품 사태로 헬스케어와 제약, 바이오 기업은 상당 부분 거품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J&J자산운용은 나란히 고평가됐던 중국 관련 소비재와 화장품 섹터도 거품이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광욱 대표는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제 비싸지 않다"며 "정치나 외교적인 이슈로 가격이 많이 빠진 우량 기업이 있다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기업 주가가 빠질 만큼 빠졌다는 얘기다. 다시 성장주가 부활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J&J자산운용이 믿는 이유다.

최광욱 대표는 "시장에서는 작용과 반작용이 반복된다"며 "2016년 처참하게 무너졌던 중소형주펀드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보다 액티브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대형 가치주는 올해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광욱 대표는 "국제 유가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디플레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조선, 건설 같은 중후장대 산업군이 저평가 구간을 벗어났다"며 "하지만 올해는 기업가치가 추가로 상향 조정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주는 외형 성장이 막혀 있다"며 "수출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원화 가치가 높아 수주나 이익이 늘어나기 힘든 구조"라고 덧붙였다.

J&J자산운용은 헤지펀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초저금리와 지지부진한 증시 탓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헤지펀드로 여전히 돈이 몰리고 있다.

최광욱 대표는 "2016년 주식시장이 어려워 헤지펀드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냈고, 헤지펀드 고객도 실망이 컸다"며 "그러나 다양한 전략으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시장은 여전히 확대될 여지가 있고, 짧은 기간을 두고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