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대리청약 자산운용·캐피털사 15곳 적발
2016-12-29 14:07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공모주 청약을 받아 금융부띠크(소규모 사설투자회사)에 대가를 받고 팔아 넘긴 자산운용사와 캐피탈사 15곳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일부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등 기관투자자가 공모주 대리청약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 8~12월까지 실시한 검사 결과, 관련 혐의가 드러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15곳은 청약·배정받은 공모주에 대해 일정 대가를 받고 금융부띠크업체에 넘겨주기로 사전에 합의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주 대리청약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무인가 투자중개업을 영위한 것에 해당된다.
대체로 인기가 많은 공모주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높아 일반투자자가 많이 배정받는 것이 쉽지 않다. 반면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적정 공모가 산정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일반공모 물량의 약 80%를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으려는 금융부띠크업체와 같은 일반투자자의 경우 기관투자자에 대가를 주고 명의를 도용, 공모주를 확보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금융부띠크업체를 위해 공모주 수요예측과 청약에 대리 참여할 경우 실질적으로 금융부띠크업체가 기관투자자에만 제공되는 청약증거금 면제 혜택을 대신 받고 다른 투자자의 배정량을 축소시키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공모주 대리 청약에 관여한 금융부띠크업체는 주로 영업실적이 저조하거나 주식운용능력이 취약한 소규모 기관투자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를 통해 적발된 업체를 대상으로 엄정 조치하고 자본시장의 공정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며 "소규모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투자일임사 등의 기관투자자는 금융부띠크업체에 현혹돼 법을 위반하는 유사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