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합의 1년, 野 "폐기·재협상해야" VS 與 "野 여론 호도"

2016-12-28 18:09

12·28 한일 위안부 협상 1년을 맞은 28일 서울 광화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63차 수요집회가 열린 가운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한일 위안부 합의가 나온 지 1년이 되는 28일, 정치권은 '재협상'을 촉구하는 야권과 이를 비판하는 여권 간 목소리가 엇갈렸다.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 '수요집회'에 참석해 "앞뒤가 맞지 않는 협정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박근혜 정부는 한·일 위안부협정과 함께 사라져야할 정부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선포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통해서 우리 국민의 기억 속에 치욕스러운 역사를 지우라고 강요하고, 박근혜 정부 2기를 맡은 황교안 권한대행 정부의 외교부는 일본을 향해서 한일 정부 간에 맺은 협정을 착실히 이행하겠다고 한다"면서, "도대체 어느 나라 외교부이고 어느 나라 정부인가? 통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과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한국 외교사에 치욕적인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합의를 무효화하고, 전면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던져준 10억 엔에 ‘최종적·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의 합의를 하고, 소녀상 이전의 밀실 합의가 있었다는 사연에 많은 국민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지도부의 발언과 함께, 박경미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화해치유재단 해체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역시 합의 폐기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진정한 사과, 법적책임을 부정하는 일본정부와의 불가역적 최종적 해결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순실, 박근혜에 의한 국정농단이 밝혀진 지금 졸속으로 추진된 합의는 국민 누구도 동의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가칭 '개혁보수신당'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장제원 신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단지 상처치유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회와 진정한 사과가 수반되어야 한다"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국가 대 국가의 협약이나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가 협의는 당사자들의 납득과 수용이 필수적"이라고도 덧붙였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 같은 야권을 비판하며 역공의 자세를 취했다.

정용기 새누리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작년 합의를 통해 지지부진하던 한일 간 위안부합의를 타결시키고, 현실적 권리구제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책임 인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있는 대책이나 제안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며 여론 자극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우 원내대표의 발언을 꼬집어 "사실관계조차 확인된 바 없는 의혹성 말들로 비판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수석대변인은 "정권을 획득한 듯 우상호 원내대표의 태도가 안타깝다"면서 "혐오와 증오의 씨앗을 던지며 비난과 분란만을 야기하는 것이 야당의 진정한 태도인지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파를 떠나 비극적인 위안부 역사를 함께 치유해 가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고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