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시너지] "최순실 사태, 투명사회로 가는 계기로 삼자"
2017-01-02 06:00
전문가들 "공직자에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인식 심어줘야"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허탈감', '좌절', '절망', '분노' 등등...
최근 일어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건 후유증으로 인해 온 국민이 입에 달고 다니는 단어다.
가정과 회사, 식당 등 할 것 없이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이 사태 얘기로 서로 공감하며 같은 편이 된다.
게다가 이 사태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대한 의구심까지 만들었다.
정부 자체가 비리로 얼룩지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바빴는데 왜 서민만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법의 시행에 동참해야 하냐는 불만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여러모로 이 사태는 정부와 국민 모두 혼란에 빠뜨렸다.
일단 사회와 법조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 두 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국민 세금으로 녹을 받는 정치인과 공무원은 이번 일처럼 대통령까지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국민의 힘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 등 공직자가 위배되는 일을 벌였을 경우를 가정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경각심을 내부 교육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심어주고, 사전에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게 외부 독립기관이 감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두 번째는 김영란법 등 법 조항에서 직위에 따라 '예외 사항'을 두지 않고 어떤 직위에 있든 공평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 계층 간 법의 특혜를 놓고 다투지 않아 불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창익 인권연대 국장은 "서울 광화문 등에서 전국적으로 일어난 촛불집회는 국정농단에 대한 규탄뿐만 아니라 공정사회가 돼야 한다는 시민들의 바람이 결집된 것"이라며 "앞으로 공정사회가 되기 위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 국장은 "공정사회가 되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정부부처 공직자를 감시하는 기구는 필요 없다.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이다. 이제 독립된 외부기관이 이중 삼중으로 공직자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진(박현진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이란 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 예외 조항이 있다는 것 자체가 누군 법을 지키고 또다른 누군 법을 지키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변호사는 "김영란법에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등 선거를 통해 선출된 공직자가 공익의 목적을 두고 청탁을 받은 것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이를 악용해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이나 지역 구민 중 특정인의 민원을 고충 민원으로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루빨리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