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부담'에 中 기업 미국 간다, 중국 언론 "경고음 귀 기울여야"

2016-12-22 17:16
푸야오그룹 미국 공장 건설, "중국 떠났다, 세금 때문에" 자성 목소리
美 트럼프 당선인 대대적 감세 선언에, 중국도 감세 지속 예고

[차오더왕 푸야오그룹 회장]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발을 빼다니요, 역시 중국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 세금 부담이 미국보다 35%나 높아요. 인건비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보다 비싸죠"

최근 중국 언론, 업계의 주목을 받은 자동차유리 생산업체 푸야오그룹(福耀集團)의 차오더왕(曺德旺) 회장은 지난 19일 저녁 신경보(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푸야오그룹이 최근 6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공장을 조성한 사실을 공개되면서 차오 회장은 '중국시장 발 빼기 논란'에 휘말렸다. 

차오 회장은 "발을 빼는 일을 없겠지만 높은 세금 비용부담을 언급해 중국 정부와 기업인, 또 대중에게 중국 제조업에 대한 위기감을 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제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중국 제조업 기업의 세금부담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세계 최대 에어컨 생산업체인 거리전기가 발표한 '2015 사회책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거리전기의 납세액은 148억1600만 위안이다. 이는 매출의 14.7%, 순익의 1.18배에 달하는 액수다. 캉리 엘레베이터의 지난해 납세액은 3억3600만 위안으로 매출의 10.27%, 순익의 68.8%에 육박했다.

 

[사진=중국신문사]


제2의 푸야오그룹이 계속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 최대 음료업체인 와하하(哇哈哈) 쭝칭허우(宗慶后) 회장은 물론 중국 대표 가전업체 하이얼과 하이신도 차오더왕 회장과 비슷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이는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이들 기업이 미국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미국 공장 조성을 고려하는 상장사가 실제로 많다"고 꼬집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차오더왕이 낸 경고를 경청해야 한다'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시장을 세계로 넓히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은 불가피하나 비용 부담에 기업이 떠밀려가는 현실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차오 회장의 발언으로 중국 제조업 환경이 과거의 비교우위를 잃었음을 알 수 있다"며 "국가 실물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을 중국에서 지켜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기업의 복귀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만약 이를 무시할 경우 우수한 중국 기업을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레이건 행정부 이후 최대 감세 단행을 선언한 것이 중국 제조업에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추고 상속세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의 세율도 낮출 예정이다.

이에 중국의 추가 감세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중국은 중복과세 우려가 있는 영업세를 증치세(부가가치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은 무거운 세금부담에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세금 및 비용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 마련 의사를 밝혔다. 앞서 7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내년에 대규모 감세와 기업비용 인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6~17% 4단계 증치세 세율을 10% 수준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