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홍하이와 '新밀월시대' 연다
2016-12-21 14:47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박정호 신임 사장이 이끌게 될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EMS) 홍하이(폭스콘)와 새로운 밀월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밀월을 넘어 SK텔레콤과 홍하이가 직접 손을 잡고 이른바 '황금 시대'를 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사장이 SK주식회사 C&C를 통해 구축한 협력관계와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신사업에 적극 손을 뻗치는 홍하이의 공통 분모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이 SK텔레콤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통신사업과 헬스케어에 관심이 높은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과의 협력관계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하이는 지난 2014년 7월 SK주식회사 C&C 주식 4.9%를 3800억원에 취득하면서 SK와의 사업협력을 본격화했다. 당시 홍하이가 SK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4G 이동통신을 선도한 SK그룹 계열사 SK텔레콤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 내 이동통신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홍하이와 SK그룹은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제휴 관계다. 액정패널, 전자제품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달리 SK그룹과는 업무 중복이 없다는 점에서 상호보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궈타이밍 회장을 만나면서 양사 협력은 급진전 됐다. 홍하이는 올해 초 충칭(重慶)에 위치한 프린터 생산 공장에 SK주식회사 C&C가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지난달엔 홍하이의 물류 자회사와 글로벌 융합 물류 합작사 ‘FSK L&S'를 설립해 ICT플랫폼 기반의 물류 BPO(업무처리아웃소싱)사업도 시작했다.
그러나 홍하이는 중국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일부 생산거점을 브라질과 인도로 이전했으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아이폰 제조 공장의 미국 이전도 고민해야 할 처지다. 홍하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도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로 하락추세다.
홍하이의 2016년 3분기(7~9월) 실적은 아이폰7 출시와 맞물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9% 감소했다. 아이폰의 세계 판매가 저조했던 탓에 올해 2분기까지 연속으로 수익 감소를 기록, 지난달 한 달 홍하이의 수익도 전년 동월 대비 7.1% 감소해 노란불이 켜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홍하이는 최근 애플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으며, 대만에 큰 돈을 들여 구축한 4G망을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 헬스케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SK텔레콤과의 제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