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중국 보따리상이 들여온 가짜 비아그라를 최대 15배 넘는 폭리를 취하며 팔아온 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다수 수입상가, 성인용품점, 건강식품판매업소 또는 사무실에서 시가 10억원 상당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유통·판매한 17명을 약사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일명 '따이공'으로부터 가짜 치료제를 1정당 300원에 구입, 소비자에게 1000~5000원 수준으로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발기부전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1정당 1만원 이상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정품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는 최대 용량이 각각 100㎎, 20㎎ 규모다. 그렇지만 이들이 판 치료제는 100㎎, 220㎎, 300㎎, 500㎎ 등 다양하게 표시돼 겉보기에도 가짜임이 두드러진다.

특사경이 압수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표기되지 않은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또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주성분인 실데나필, 타다라필 등이 섞인 경우도 있어 복용시 심각한 부작용마저 우려된다.

이번에 적발된 남대문수입상가 내 가짜 비아그라 유통업자는 판매장부에 '청', '청바지' 등의 은어를 사용해가며 혹시 모를 단속에 대비하기도 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현금 거래만을 요구하며 판매와 관련해 증거물을 남기지 않았다.

김용남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은 그 성분이 전혀 검증되지 않아 단 한번 복용으로도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부정·불량 의약품의 수사 범위를 확대해 판매업자 뿐만 아니라 제조·수입 단계에서부터 근본적으로 차단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