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박근혜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이라며 최순실 씨의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최순실 씨 개인수첩에서 최순실 씨가 정부 고위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19일 ‘JT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은 최순실 씨가 정부 고위직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최순실 씨의 '개인 수첩'을 압수해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 씨가 인사 관련 문서를 받아 본 정황은 드러난 바 있지만 최순실 씨의 자필 기록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수 특검팀은 최순실 씨 거주지에서 수첩을 확보했다. 이 수첩엔 최순실 씨의 필적으로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정만기 산업통상부 1차관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정관주 차관의 옆에는 '현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이란 문구가 있고, 그 위에 '1차관'으로 보이는 글씨가 흘림체로 적혀 있다.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던 정 차관은 올해 2월 문체부 차관으로 내정됐다.

검찰은 최순실 씨가 정관주 당시 비서관을 1차관으로 낙점해 인사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순실 씨는 “해당 수첩을 사용한 적 자체가 없다”며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최순실 씨의 사무실에서 압수한 서류나 직원들에게 건넸던 자필 메모와 필체가 똑같다는 점에서 최순실 씨가 직접 작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해당 수첩 외에도 최순실 씨가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주고 받은 고위 공무원 인사 관련 문서도 분석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이라며 인사 개입 의혹을 부인했지만 특검 수사는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이라는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