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팀 내 최다 출전 정승용 연봉 300% 인상
2016-12-17 11:26
강원FC는 17일 오전 “정승용과 만나 연장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정승용은 올해 연봉에서 300% 오른 연봉에 사인했다. 올해 맹활약하며 승격을 이끈 공을 확실히 인정받았다.
정승용은 "힘든 시기에 강원FC로부터 좋은 기회를 받았다.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그 부분에 대해 보상을 받아 기쁘다. 나의 노력이 인정받는 느낌이다"며 "클래식에서 맞이할 내년이 더 기대된다.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정승용은 데뷔 6년 만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성공 시대를 열었다. 2017년에도 강원FC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강원FC는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재협상을 통해 정승용의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 정승용이 제시한 연봉보다 구단에서 제안한 연봉이 높을 정도로 화끈했다"고 설명했다.
강원FC는 선수의 활약을 냉정하고 철저히 평가해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강원FC는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시즌 활약을 기준으로 한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겐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선물할 예정이다"면서 "시즌 활약을 정확하게 평가해 적절한 보상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프로에서 선수들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연봉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승용은 2016년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5년 동안 K리그 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강원FC에 입단하고 기량이 만개했다. 올해 강원FC가 치른 리그 44경기 가운데 43경기를 출전해 4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선수가 정승용이었다.
경기 내용도 뛰어났다. 왼쪽 수비수임에도 4골 2도움, 6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터뜨렸다. 지난 6월 대전전에서 결승골을 작렬해 1-0 승리를 이끌었고 강원FC는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챌린지 플레이오프 부천전에선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이바지했다. 한 시즌 내내 맹활약한 정승용은 K리그 챌린지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공히 챌린지 최고 왼쪽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정승용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올 시즌 나의 점수는 70점이다. 아직 30점이 남았다. 이제 시작이다"면서 "ACL 진출이라는 강원FC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이겠다. 개인적으로는 10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6시즌 K리그 챌린지 최고의 왼쪽 수비수는 7년 전에 청소년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였다. 지난 2009년 동북고에 고교클럽챌린지리그 우승컵을 안기며 MVP로 선정됐고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8강 일본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정승용은 부푼 꿈을 안고 프로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경기에 나서지 조차 못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2011년 K리그에 데뷔해 5년 동안 고작 7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마저도 2011년에 5경기로 가장 많았고 2012년 1경기, 2013년 1경기였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단 한번도 K리그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시련의 시간이었지만 정승용은 포기하지 않았다. 동계훈련 때 이를 악물고 죽을 각오로 뛰었고 무언가 보여줬다고 믿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결국 정승용은 지난해 이적을 결심했다.
강원FC에 새 둥지를 튼 정승용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억울한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축구화 끈을 조였다. 동계 전지훈련에서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정승용의 각오는 코치진에게 닿았다. 최윤겸 감독은 올 시즌 첫 경기부터 정승용을 선발로 기용했다. 팀이 2연패에 빠졌지만 정승용을 향한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정승용은 3번째 경기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정승용은 "내년에 상암에 가면 느낌이 이상할 것 같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것보다 지켜보는 날이 많았다. 정말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며 "FC서울과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기분 좋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정승용은 고교 시절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최선을 다했지만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는 경기 출전에 대한 열망으로 이적을 결정했다. 결국 강원FC와 정승용의 2016년 만남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