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에 아시아에서 중남미까지 신흥국들 안절부절
2016-12-16 10:31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아시아에서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신흥국들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준이 현지시간 14일 0.25%p 금리인상과 함께 내년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 스탠스를 취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현지시간 15일 기준금리를 0.5%p 올린 5.75%로 제시했다.
또한 달러 강세는 달러 부채를 진 해외 채무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 달러가 오르면 달러 부채 가치도 오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5년 중반 기준 해외 비은행권 채무자에 대한 달러 부채는 9조80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 중 1/3은 신흥국으로 흘러갔다.
만약 달러 강세가 미국인들의 구매력 확대로 이어져 미국의 수입이 늘러날 경우 강달러로 인한 신흥국 타격은 다소 완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이코노미스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현재 수준인 GDP의 2.6~2.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에는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신흥국 자산의 매도세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재정 부양책과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함께 추진될 경우 연준이 한층 더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이미 달러로 모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글로벌 머니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1/3 이상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돈이 몰리는 거래는 달러 매수라고 말했다.
롬바드 스트리트 리서치의 가우라브 사롤리야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무역 파이낸싱과 국경간 은행 대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연준은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핵심 공급자가 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가 통제 불가능해질 경우 금리 정상화 궤도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사롤리야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