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미니백화점 엘큐브(el CUBE) 전략 '돌풍'
2016-12-15 14:15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롯데백화점의 미니백화점 전략이 먹혀들어갔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은 패션 전문점 ‘엘큐브(el CUBE)’를 올해 도입했다. 업태 포화상태로 인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규고객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젊은 층을 겨냥한 ‘입지선정’과 ‘브랜드 구성’으로 20대 고객, 유커 발길 잡아
엘큐브는 대형상권에서 벗어나, 젊은 고객들이 많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우선 홍대입구, 이대, 가로수길 등 젊은 층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 상권에 입점했다. 위 상권은 패션에 민감한 국내 젊은층들이 몰리는 장소로 최근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SNS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방문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홍대점, 이대점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구성비가 전체 40%에 달할 정도로 유커에게 인기가 높다.
상권별 핵심고객을 세분화해 매장별 ‘맞춤형 브랜드’로 구성한 것도 강점이다. 10~20대 중심의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점’ 홍대점,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20대 고객을 위한 ‘영 라이프스타일 전문점’ 이대점,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패션피플을 위한 ‘트렌디 쇼핑 핫플레이스’ 가로수길점은 고객과 상권에 맞게 브랜드 구성을 차별화 했다.
홍대점은 ‘라인프렌즈’ 캐릭터숍과, 화장품 편집숍, 트렌디한 디저트 매장을 입점시켜 단숨에 상권 명소로 떠올랐다. 여성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대점은 ‘텐바이텐’과 같은 디자인 소품 브랜드와 3CE, 문샷, 에이프릴스킨 등 영고객 선호 화장품 브랜드로 차별화 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가로수길점은 구매력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층의 특성을 감안해 1층에는 상권 최초로 덴마크 유명 디자인 스토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을 4층에는 프랑스 디저트 ‘위고에빅토르’와 명품 병행수입숍 ‘아르마디오’를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을 이용하는 40대이상 고객의 매출 구성비는 2010년 54.7%에서 2015년 60.8%로 5년만에 6.1% 증가했다. 반면 20대 이하 고객은 14.6%에서 10.4%로 4.2% 감소했다.
이에 엘큐브는 백화점을 찾지 않는 젊은 고객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엘큐브 1호점 홍대점은 오픈 후 9개월 동안,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았던 신규고객 13만명이 엘큐브를 찾았다. 또한 롯데백화점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홍대점, 이대점, 가로수길점의 20대 이하 고객 매출 구성비는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문점 진출 사례 연구·조사…향후 전국에 지속적 출점 계획
우리나라보다 먼저 불황으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이미 이세탄 백화점이 2012년부터 소형 전문점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16년 기준 화장품, 패션, 잡화 등 9개 콘셉트의 전문점을 122개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점 매출만 총 3200억원에 이른다.
이세탄 백화점은 2018년까지 전문점을 180여개로 늘리고 매출도 6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의 전문점 진출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수년 전부터 전문점 시장을 연구·조사해 올해 첫 선을 보였다. 내년에는 전국 ‘핫 플레이스’에 리빙, 화장품, 남성 전문점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전문점 10여개를 추가로 선보이고 2020년 까지 100개점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