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국회 에워싼 '촛불민심' 이젠 헌재로 향한다

2016-12-09 16:16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6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이 '끝났다 박근혜'라고 적힌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200명 이상의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국회를 휘감았던 '촛불민심'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한다. 박 대통령의 최종 운명이 헌법재판관 9명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들 중 6명 이상이 탄핵을 찬성할 경우 박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기각 처리될 경우 탄핵은 곧바로 폐기된다. 때문에 앞으로의 '촛불민심'은 그동안 보수적인 판결을 내려온 헌재의 탄핵 결정을 최대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9일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관계자는 "우리는 스스로 깃발이 되어 민주주의를 전 세계에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촛불은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국회를 너머 헌법재판소 앞에서도 뜨겁게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대통령 탄핵 여부와 관계 없이 기존 계획대로 10일 열릴 '7차 촛불집회'를 이어갈 것"이며 "대통령이 물러나는 그 순간까지도 집회·시위를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는 지난 10월 29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이달 3일 6차 집회까지 민심의 실망과 분노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진행되기 전날인 지난 8일에도 국회 앞에선 촛불 집회가 밤늦게까지 열렸다. 장대비가 내렸는데도 국회를 향한 탄핵안 가결 처리 요구는 지속됐다. 

주최측은 이날 오후 7시부터 4시간동안 시국대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200m 떨어진 산업은행 앞 마당에 모인 시민 2500여명은 촛불을 든 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집회·시위가 금지된 국회 본관 앞 광장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국회 문턱은 넘지 못했다. ​경찰은 100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이 100m 내 집회·시위 금지규정을 한시적으로 풀어 그나마 국회 담벼락까지 앞당겨졌다.

집회·시위에 참여한 대학생 김모씨는 "수백만의 국민들이 진실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혹 관련자들은 아직까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면서 "숨기는게 많아서 앞으로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시민 30여명은 여의도공원에 모여 국회를 에워쌀 목적으로 장례에 쓰이는 '만장(輓章)' 500개를 만들어 동참했다. 가로 90㎝, 세로 400㎝ 크기의 노란색 만장에는 '박 대통령 탄핵하라' '세월호 진상규명' 등 다양한 국민의 요구가 담겨 있었다.

탄핵안 표결 당일인 9일에는 최대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여의도에 집결했다. 지난달 25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을 시도하다 경찰에 저지당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은 이날 2차 상경투쟁을 벌였다.

김영호 전농의장은 "더러운 권력을 갈아 엎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역사의 씨앗을 뿌리겠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7차 촛불집회'를 전국농민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이밖에 박 대통령을 추종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새누리당사 앞에서 2000여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하며 "탄핵 절대 반대"라고 목청을 높였다.

남정수 퇴진행동 대변인은 "촛불집회는 대통령 퇴진 때까지 이어갈 것"이라며 "'7차 촛불집회'에도 지난 3일 6차 집회 때처럼 청와대 앞 100m 지점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헌재에서 보수적인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촛불집회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에도 청와대와 1km 정도 떨어진 경복궁 앞까지로 행진을 제한하겠다고 밝혀 다시 행진 경로는 법원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아울러 주최 측은 이번 주말 집회에 참여할 예상인원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즉각 사퇴를 사실상 거부하고 탄핵 입장을 드러내면서 촛불인파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