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2차 파견검사 10명 확정...본격수사 돌입할 듯

2016-12-08 18:28
최순실 측 "김기춘 전 비서실장 몰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할 박영수 특검이 8일 이규철 대변인을 비롯한 특검 관계자들과 입주하게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 공사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차 파견검사 10명 등을 곧 확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법무부에서는 2차 파견검사 10명에 대한 확정 공문을 내기 위해 특검 측과 조율 중이다. 현행 특검법상 특검은 최대 20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지난 5일 특검에는 수사팀장으로 지명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포함해 총 10명이 이미 합류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수사를 지휘할 특검보 4명과 파견검사 20명의 진용을 갖출 전망이다.

현재 특검팀은 특별수사관 40명의 인선을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사회에 적격자 추천을 요청했으며, 상당수가 내정된 상태로 알려졌다. 아울러 파견공무원 40명 명단도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 내부 공사도 다음 주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곧바로 강도 높은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특검팀은 본격 수사 개시를 앞두고 첫 '작전회의'를 열었다. 특검팀은 박 특검과 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 등 4명의 특검보 등 지휘부가 참석한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특검을 이끌어 갈 지휘부가 역할 분담이나 수사 방향 등을 논의하고 호흡을 맞추는 자리로 보인다.

이규철 특검보는 "현재까지의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앞으로 수사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 오늘 처음으로 특검보 회의를 했다"며 "사무실 임차, 파견검사 등 인력 확보 문제, 기록 검토 등 수사 준비사항 체크 등이 안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특검팀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휴대전화 통화녹음 내용(일명 정호성 녹음 파일)이나 최순실씨가 사용한 태블릿PC 자료 등 핵심 증거를 아직 검찰로부터 공유 받지는 못했다.

박 특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정호성 녹음파일을 직접 듣기도 했고 분석 중이라고 언급했으나 확인 결과 아직 자료가 미확보 상태라고 이 특검보는 전했다. 박 특검은 질문을 잘못 듣고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호성 녹음 파일은 검찰이 정 전 비서관의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에서 나온 것으로 정 전 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최씨와 각각 나눈 대화 내용이 녹음돼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심부름꾼 역할을 했으며 양측의 지시 내용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그는 자동으로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으며 이번 사태의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될 대화가 녹음파일에 담긴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호성 녹음파일은 구체적인 지시 내용은 물론 말투, 어조, 대화 분위기 등을 함께 드러내 공모 여부나 주요 인물의 사건 개입 수위 등을 세세하게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특검보는 정식 수사 개시 시점에 관해 "데드라인(마감시한)은 (특검)법상 (특검이 임명된 날부터) 20일간 준비하도록 돼 있어서 20일이 지나면 어쨌든 개시한다"며 애초 예상보다 기초 준비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전날 "수사 개시는 기록 검토와 상관없이 할 수 있다"며 준비 기간 20일을 다 채우기 전에라도 강제수사, 피의자·참고인 소환 등에 착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6∼7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의 증언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씨 측근인 고영태씨는 최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약 4500만원어치의 옷과 가방을 만들어 전달했고 최씨가 비용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이 특검보는 "청문회에 관한 사실관계는 모니터 중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국회 청문회에는 불출석한 최씨가 이날 변호인을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모른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씨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대표변호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씨는 김 전 실장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사회에서 통념상 받아들여지는 범위 내에서 서로 교섭, 연락, 접촉하거나 이런 것은 없었다"며 "만약에 안다는 증거가 있다면 증거를 제시하기 바란다"고 김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태블릿PC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출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검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