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 면세점, 태국시장서 ‘블루 오션’ 찾는다

2016-12-07 18:07
태국 면세시장, 연평균 20%씩 성장…국영기업 한곳만 사업 중인 ‘노다지’
신라, 지난달 푸켓서 영업 시작…롯데, 내년 상반기 방콕서 개점 예정

신라면세점의 태국 푸켓점 실내 전경 [사진=신라면세점]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국내 면세점 업계가 중국 유커(遊客) 급증세로 얻은 과실이 크지만 사실상 ‘포화’ 상태로 접어들자, 해외시장의 ‘블루 오션’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유커 방문 제한을 비롯해 ‘한한령(限韓令·한류수입금지명령, 이하 한류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면세점업계의 해외진출은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7일 관세청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오는 17일 추가 특허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면 기존 9곳(대기업·중소중견기업 포함)에서 총 13곳으로 늘어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추가 면세점 입찰이 17일 최종 발표되면 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면서 “승자든 패자든 무한 경쟁 궤도에 들어간 셈이라, 내년부터 13개 업체들간 차별화된 마케팅, 프로모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선두 업체들의 성패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1위·2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신라면세점)은 중국 유커 유치 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들이 찜한 곳은 세계적인 관광의 메카인 태국이다. 태국은 한국인들에게도 인기 높은 데다, 지난 국경절 기간 동안 유커들이 한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찾은 나라다.

이 덕분에 태국의 면세 시장은 연평균 20% 성장했다. 지난해 면세 시장 매출은 약 2조4000억원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5번째로 크다. 여기다 면세점 사업자가 국영기업인 킹 파워(King Power) 단 한 곳에 불과해, 영업권만 따내면 국내 면세점으로선 ‘노다지’가 될 수 있다.

선점은 신라면세점이 했다. 지난달 19일 태국의 대표 휴양지인 푸켓에 해외 첫 시내 면세점의 영업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 푸켓점은 총 2개층 2만5000㎡(7500평) 규모로 총 450여개 브랜드와 2층엔 500석 규모의 태국 유명 씨푸드 레스토랑 ‘사보이’도 들어섰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012년부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중국 마카오국제공항 등 공항 면세점에 이어 해외 시내면세점까지 확보하며 해외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태국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방콕 한류타운 인근 ‘쇼 디씨(Show DC)’ 쇼핑몰 전경. [사진=태국 쇼 디씨 쇼핑몰 홈페이지]


롯데면세점도 내년 상반기에 방콕 한류타운(K타운) 인근 쇼핑몰(쇼 디씨 Show DC)에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당초 올 6월께 오픈을 예고했지만, 킹파워의 견제로 개점이 지연됐다. 연면적 약 7000㎡ 규모 롯데면세점이 자랑하는 다수의 명품 브랜드와 현지 토산품, 한·일 양국의 화장품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상반기 방콕점 개점이 이어 일본 오사카, 도쿄 신주쿠, 후쿠오카에도 잇달아 면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도 지난 3월 일본 도쿄 신주쿠의 다카시마야 백화점·ANA항공과 합작사를 설립, 내년 초 다카시마야 백화점 내 시내면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