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중경 "미국 짝사랑, 위안부 합의는 아마추어 외교"
2016-12-05 10:35
아주경제 김부원·김은경 기자= "안보가 흔들리면 경제도 소리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5일 만난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동북아 안보와 경제 협력 차원에서 한·미 동맹이 가진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처럼 강조했다.
최중경 회장은 22회 행시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세계은행 이사와 주 필리핀 대사, 미국 워싱턴 헤리티지재단 연구위원을 비롯해 국제 무대에서도 다양한 이력을 쌓았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시장을 개방해 살 길을 모색해왔다.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정치·군사·경제 외교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중경 회장은 "우리나라는 미국 민주당이 집권한 8년 동안 민주당에만 올인해왔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미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중경 회장은 2011년부터 3년 간 헤리티지재단에서 재직하는 동안 미국이 평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현주소를 목격했다. 그리고 최근 발간한 저서 '워싱턴에선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최중경 회장은 "우리나라가 미국을 모른 채 짝사랑하면서 마냥 낙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보, 국제정치, 미국 내부 정치문제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미국을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이라면서 좋은 것만 하겠다고 하면 되겠느냐"며 "미국은 기축통화를 지켜야 하고 위안화가 이 자리를 빼앗으려는 상황에서 굳이 우리나라에 위안화 허브를 만들어 미국을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뉴욕이나 런던, 홍콩, 싱가포르 같은 기존 금융도시를 빼놓고 우리나라가 위안화 허브가 되기도 쉽지 않다. 다소 과대포장된 우리나라 위상을 현실적으로 깨닫고,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방안을 전략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중경 회장은 "사드(THAAD) 배치를 전략적 포석이라고 하는데 국제법상으로 보면 이미 한미상호방위조약 협정을 맺고 있어 전략적 모호성이 있을 수 없다"며 "전략상 위치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면서 논의하는 것도 아마추어 같은 행위"라고 꼬집었다.
대 일본 문제도 지적했다. 최중경 회장은 "일본을 압박할 카드였던 위안부 문제만 보더라도 일본과 강하게 대립하더니 10억 엔을 받아 합의하고, 한일정보보호협정을 덜컥 맺었다"며 "대외 전략적인 측면에서 '0'점에 가까운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일본 재무장과 한국군 지위, 한국이 일본을 지키기 위한 전초기지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대한민국 위치가 국제적으로 어디인지 고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