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마저 AI 확진판정…2014년 사태 재발우려
2016-12-04 11:42
살처분 400만 마리 육박…다음주가 고비
이에 따라 닭·오리·메추리 등 가금류의 살처분 마릿수가 400만 마리에 육박했다. AI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대공원, 야생조류 보호센터 등도 문을 닫았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 기준 전국의 산란계, 육용오리, 육계 농가 등 101곳에서 306만2000여 마리를 감염 확진 또는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했고, 10개 농장 56만5000여 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할 예정이다.
산란계 농가 12곳에서만 184만8000마리를 살처분해 가장 피해가 컸다. 육용오리 65개 농가 65만8000 마리, 육계 2개 농가 21만8000 마리, 육용종계 1개 농가 8만3000 마리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까지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30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 가운데 25건은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겨울철새가 영남을 비롯한 국내로 계속 들어와 영남지역의 발생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는 처음 발생한 H5N6형 고병원성 AI는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하고, 발생시기도 예년보다 빠르다.
가금류 사육농가간 2차 전파를 차단하지 못할 경우,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2014년에 버금가는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4년 초부터 이듬해까지 이어진 고병원성 AI 대유행으로 1937만 마리의 닭과 오리, 거위 등을 살처분했다. 2014년 한해 동안에만 15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동물원, 보호조류 시설도 AI 확산우려에 문을 걸어 잠갔다. AI 발생과 관련해 총 6단계의 방역 프로세스를 갖춘 용인 에버랜드는 현재 '관심'단계를 유지하며 공원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에 대해 방역을 하고 있다.
손님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조류의 실내 전시는 기존대로 진행하지만, 실외에서 전시 중인 조류는 모두 실내로 이동시켰다.
서울대공원은 큰물새장과 공작마을의 내부 관람을 중지하고, 어린이대공원 역시 들새장 관람을 중단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한강과 지천 철새도래지에서 진행하던 탐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탐방로 4곳과 조류 관찰대 4곳을 임시 폐쇄했다.
독수리와 부엉이, 원앙, 앵무새, 우간다에서 온 관학 등 54종 413마리의 조류가 있는 광주시 우치공원 동물원 직원도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비상근무 중이다.
충남 서산시도 지난달 28일부터 철새생태공원인 버드랜드의 겨울 철새 탐조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는 지난 22일부터 일반인 개방을 중단한 데 이어 보호 중인 171마리 중 70마리를 10㎞가량 떨어진 산속으로 옮겼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발생한 H5N6형 고병원성 AI는 감염 즉시 폐사하는 등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하다"며 "2014년보다 2개월 가량 일찍 발생해 위험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농가의 신속한 의심축 신고와 초동 방역조치를 통해 사육농가간 2차 전파를 막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