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한국경제…꿈틀대는 수출, 허리휘는 서민

2016-12-01 14:51
11월 수출 455억 달러…16개월 만에 최대치
같은 달 소비자물가 1.3% 상승…생활물가 상승 폭 28개월 만에 최고
10월 경상수지 87억2000만 달러 흑자라지만 상품수지 저조

[=연합뉴스]

아주경제 원승일·홍성환·노승길 기자 = 한국경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최근 사회분위기 처럼 혼란스럽다. 최악·최장의 부진을 기록했던 수출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치솟는 생활물가 탓에 서민들 삶은 더 팍팍해졌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여전히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보다는 폭이 크게 줄었다.

◆ 바닥찍은 수출…11월 수출액 16개월 만에 최대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다가 경제성장률을 갉아먹는 존재로 전락해버린 수출이 꿈틀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액은 455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늘었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8월 20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뒤 다시 마이너스로 추락한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수출액 규모로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치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은 올해 최고액인 117억 달러를 기록,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중국의 경우 무선통신기기·차부품 등의 감소했으나 석유화학·일반기계·석유제품 등이 10% 이상 증가했다.

11월 수출에는 반도체가 57억9000만 달러로 역대 5위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늘어난 점도 이달 수출 회복세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13대 품목 가운데 선박·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11개 품목의 월 수출이 증가했다"며 "반도체 수출액은 57억9000만달러로 역대 5위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 채소, 생선 등 생활물가 급등…28개월 만에 최대

반면 채소, 생선 등 생활물가는 급등해 2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석 달째 1%대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채소, 과일, 생선 등 서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가 많이 오른 탓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올랐다. 2014년 7월(1.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 중 농·축·수산물이 7.9%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올 여름 폭염 탓에 출하가 급격히 줄어든 무 가격이 2배 이상(120.7%) 뛰었다. 김장철 수요로 금값이 된 배추는 82.1%, 풋고추 62.4%, 파 41.6% 각각 올랐다.

◆경상수지 56개월 흑자라지만 전년보다 흑자 폭 줄어

경상수지는 56개월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상품수지는 수출·수입이 모두 부진하며 흑자 규모가 작아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87억2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5억8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8억6000만 달러 줄어든 규모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6월 120억9000만 달러에서 7월 84억1000만, 8월 50억3000억 등 연이어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 증가세로 다시 돌아선 이후 2개월 연속 확대됐다.

10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98억3000만 달러로 전월 106억6000만 달러에서 축소됐다.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70억4000만 달러 늘며 전월(95억8000만 달러)보다 증가액이 줄었다.

특히 외국인 국내투자 감소 규모는 전월(19억3000만달러)과 비교해 크게 확대됐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경계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 매각 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